떨어진 순간 딱지처럼…완전히 뒤집힌 에어매트, 제 기능 못한 이유[영상]

머니투데이 부천(경기)=최지은 기자 | 2024.08.23 17:19

지난 22일 부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 화재가 발생해 19명의 사상자가 난 가운데 현장에 설치됐던 에어매트가 완전히 뒤집어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머니투데이가 확보한 사고 당시 장면이 담긴 CCTV(폐쇄회로TV)에 따르면 호텔 807호에 머물던 여성 투숙객이 에어매트 위에 떨어지자 에어매트가 완전히 뒤집혔다. 3~4초 뒤 같은 호실에 투숙하던 남성 투숙객이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렸다.

해당 투숙객 2명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모두 숨졌다.

소방 관계자는 "당시 여성 투숙객이 807호 창문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설치가 완전히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외쳤는데 오래 매달린 탓에 기력이 빠져 그냥 떨어졌다"고 말했다.

주차장 사이 기둥으로 인해 에어매트를 깊숙이 넣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807호는 오른쪽에 위치한 지하주차장 입구 위에 있다./사진=최지은 기자

소방당국은 사고 당시 주차장 기둥 때문에 에어매트를 호텔 쪽으로 깊숙이 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807호 투숙객이 에어매트 중앙이 아닌 가장자리에 떨어지게 됐다는 게 소방당국 측 설명이다.

주차장 입구에 경사가 있었던 것도 에어매트가 뒤집힌 원인 중 하나였다. 소방 관계자는 "여성 투숙객이 가장자리 부근에 수직으로 떨어졌다"며 "이 충격으로 에어매트가 일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소방당국은 에어매트를 지지할 수 있는 인원이 없었다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에어매트는 자동으로 부풀지 않는다"며 "가만히 둔 상태에서 기다렸다가 조정해야 하는데 상황이 급해 투숙객이 먼저 떨어졌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5개 기관 33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 30분 가량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소방 관계자는 "정확한 감식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810호 내의 벽걸이 에어컨에서 전기 누전이 발생하면서 불꽃이 뛰었고 바로 아래 비닐 소파와 인근 침대로 불길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이들의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호텔의 법령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22일 오후 7시34분 부천 원미구 중동의 한 모텔 객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807호에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린 남·여 투숙객 총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나머지 사망자 5명은 모두 연기 흡입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천 K호텔 사망자, 부상자 위치/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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