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10여년 전부터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선 전략을 도입해 공동연구 등의 노력을 해왔다"며 "앞으로 제2·3의 렉라자 탄생을 위해 바이오텍, 학계와 더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표적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정맥주사(IV) 제형과 병용요법으로 미국 FDA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국내 항암 신약이 FDA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FDA 허가로 유한양행이 받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은 6000만달러(약 802억원)이다.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J&J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 매출을 50억달러(약 6조6840원) 이상으로 제시했는데, 유한양행이 글로벌 판매액의 10%가량을 로열티로 수령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FDA 승인 이후 제2·3의 렉라자 탄생을 목표로 삼고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하고 있다. 올해 총 연구비는 2500억원 규모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표적치료제·면역항암제 등 항암 △심혈관·신장·대사질환(CVRM) △면역염증질환 등 3개 주력 분야를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8개, 내년에는 12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고형암 신약 'YH32367', 비알코올성지방간염(MASH) 치료제 'BI 3006337', 알레르기 약물 'YH35324' 등이 언급됐다.
한국 제약사의 새로운 역사를 쓴 사례지만, J&J가 주도해 승인 과정을 밟아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시작으로 유한양행의 힘으로 글로벌 상용화까지 도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사장은 "렉라자 사례처럼 단계를 밟아가면서 실력과 재력을 쌓아가야 독단적으로 (FDA 승인을 시도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며 "충분한 자본력이 있는 기업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엔) 우리나라 제약회사 힘으로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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