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은 비트코인…아직 저평가 된 디지털 석유는? [부꾸미]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김윤하 PD | 2024.08.24 03:30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만큼 주목받는 자산이 이더리움이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이후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서 디지털 자산을 연구하고 있는 홍성욱 연구원은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이더리움도 충분히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金)에 비유된다면 이더리움은 신생 테크 플랫폼으로서 더 활용도가 높다"며 "블록체인의 미래에 투자하고 싶다면 이더리움이 맞는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또 다른 투자 아이디어로 코인 채굴 기업을 제시하기도 했다.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채굴 기업의 수익성은 점차 악화하고 있다"며 "이들이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이더리움 가격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홍성욱 연구원 : 이더리움은 최근 1년 넘게 비트코인 대비 언더퍼폼(수익률 하회)하고 있어서 투자자들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더리움도 충분히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한다면 이더리움은 디지털 석유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금보다 활용도가 더 많기 때문이죠.

이더리움은 신생 테크 플랫폼으로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자산입니다. 비트코인의 활용도는 투자나 송금 기능 정도로 제한적이지만 이더리움은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발행 할수도 있고 디파이(DeFi) 같은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나 조각 투자 등 활용도가 다양합니다. 블록체인의 미래에 투자하고 싶다면 이더리움이 맞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이후에도 가격이 부진한데요.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이 다른 코인과 차별화한 점은 현물 ETF가 있다는 겁니다. 수급상 유리한 국면에 있는 것이죠. 이더리움 현물 ETF는 지난달 23일 출시가 됐고 지금 꽤 양호하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경우에도 현물 ETF 승인을 받은 올해 1월에는 자금 유입이 애매하다가 2월부터 자금 유입이 본격화했거든요. 이더리움도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면 자금 유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이더리움 가격을 비트코인 가격으로 나눈 비율이 약 4%정도 됩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 받기 직전 가격 비율이 6% 정도 인데요. 적어도 이 가격 비율 만큼은 반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ETF 중 어떤 것을 사는 게 더 좋나요?
▶우리나라와 미국을 나눠서 봐야 합니다. 미국은 현물 ETF가 나와있고 연간 보수도 저렴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이나 비트코인 ETF나 가격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현물 ETF 거래를 할 수 없고 주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선물 ETF에 투자해야 합니다.

선물 ETF 투자시 주의할 점은 롤오버(만기 연장 계약) 비용이 있다는 것입니다. 현물이 아닌 선물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만기가 다가오는 선물을 매도하고 다음 월물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현물 ETF보다 성과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Q. 가상자산과 관련한 또 다른 투자 아이디어가 있을까요?
▶코인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인데요. 미국에는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코인 채굴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기가 싼 곳에서 코인 채굴기를 대량으로 돌려서 비트코인을 채굴해 판매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갈수록 채굴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현재 비트코인은 한 블록을 생성할 때마다 3.125개의 비트코인을 주는데요. 올해 초까지만 해도 6.25블록이었는데 지난 4월 반감기를 거치면서 수량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이런 반감기가 채굴 기업에는 악재로 작용합니다. 코인 가격이 2배로 올라주지 않는 이상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거든요.

코인 채굴업이 어려워 지면서 그 중에 일부가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AI 역시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데 기존에 전력 인프라가 갖춰진 채굴 사업장을 이용하면 전력망 구축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죠. 최근 GPU(그래픽 처리장치)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코어 위브라는 회사와 코인 채굴 업체인 코어 사이언티픽과의 계약이 발표됐는데요. 코어 사이언티픽이 갖고 있던 채굴 인프라를 AI 데이터센터로 바꾸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죠.

미국의 상장 코인 채굴 기업으로는 코어 사이언티픽(CORZ, 이하 티커), 테라울프(WULF), 아이리스 에너지(IREN) 등이 있습니다. 이 같은 산업 전환이 앞으로 계속 된다면 코인 채굴 업체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코어 사이언티픽의 주가는 지난 22일 기준 9.88달러로 올해 2월1일 저점인 2.67달러 대비 약 3.7배 오른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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