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나라는 과거의 쓰라림, 냉소주의, 분열적인 싸움을 넘어설 수 있는 소중하고 덧없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어느 한 정당이나 파벌의 일원으로서가 아니라 미국인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할 기회"라고 말했다.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며 "정당과 자신보다 국가를 우선시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이르기까지 신성한 미국의 기본 원칙을 수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를 백악관에 다시 앉히는 결과는 매우 심각하다"며 "그가 갖게 될 권력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대해 상원에서 무산된 이민 협정을 되살리겠다고 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법 집행 기관에서 일했기 때문에 특히 국경에서 안전과 보안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그가 없앤 초당적 국경 안보 법안을 다시 가져와 법으로 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독재자들은 트럼프가 선거에서 이기길 바라고 있다"며 "북한의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 폭군들에게 비위 맞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재자들은 트럼프를 아첨과 호의로 조종하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는 스스로 독재자가 되길 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것을 규탄하면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그는 "이스라엘의 안전과 자유를 위해, 가자지구의 고통을 끝내고 팔레스타인 국민이 존엄성을 지킬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으며,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을 타결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팻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 역시 자신이 '웨스트포인트(미국 육군사관학교)' 출신임을 언급하며 "사관생도들은 거짓말, 도둑질, 속임수를 쓰는 것을 금지하는데, 트럼프는 그 규범에 있는 모든 것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쓰러진 영웅들을 '빨갱이'와 '패배자'로 부르는 도둑"이라며 "차기 대통령은 참전 용사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존엄하고, 품위 있고 진실로 대하는 해리스 부통령 같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 켈리 연방 상원 의원도 "트럼프가 독재자에게 빨려 들어가 스스로 독재자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는 나토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레온 파네타 전 국방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립주의자'라며 "해리스는 미군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역사상 가장 강력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인사들에게 비난받았던 '프로젝트 2025'에 대해서도 "나와는 관련이 없고, 모르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절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해리스는 가자지구의 영구적 휴전을 원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증오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에 질 바이든 여사와 전당대회를 생중계로 지켜보는 사진을 올리면서 "해리스 부통령과 연설 전 통화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당대회 넷째 날은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for our future.)'라는 테마로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수많은 대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에 맞춰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흰옷을 입고 대회장을 가득 메워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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