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6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유튜브 영상 내용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경찰이 해당 유튜버와 병원장 외 수술에 참여한 의료진 4명을 살인 방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관계자는 이날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술한 의사를 제외하고 보조의료진 3명·마취의 1명 등 4명을 추가 입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유튜버 A씨와 병원장 B씨를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수술을 집도한 의사와 이에 참여한 마취 전문의는 이전부터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던 사이였다. 경찰 관계자는 "마취의가 통상적으로 많지 않다"며 "입건된 마취의는 산부인과만 다니는 것은 아니고 프리랜서로 활발히 활동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달 두 차례 낙태 관련 수술이 이뤄진 수도권 소재 병원과 의료진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후 의사가 발급한 화장 증명서와 사산 증명서도 확보했다. 수술 일자는 지난 6월25일, 화장 증명서 발급일은 지난달 13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화장 증명서를 시설에서 발급한 게 맞다는 것만 확인됐다"며 "실제 화장을 했는지 여부는 수사 중이지만 별도로 추가적인 게 밝혀진다면 범죄 혐의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보건복지부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영상 게시자를 찾기 위해 유튜브 본사인 구글에 압수수색 영장을 보냈지만 정보 제공을 거절당하자 유튜브와 쇼츠 영상 등을 정밀 분석하고 관계기관 협조를 받아 이들을 특정했다.
유튜버는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아 낙태 사실을 인정했다.
유튜버 A씨는 지난 6월27일 유튜브에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자신이 임신 36주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2일 해당 유튜버와 수술 담당 의사에 대해 살인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수사 진정을 접수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해당 사건을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배당하고 다음날 보건복지부 관계자를 불러 진정인 조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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