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충전 3단 방어…전기차 안전기술 똘똘 뭉친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기]

머니투데이 파주(경기)=강주헌 기자 | 2024.08.24 07:00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안전 기술을 집약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겪은 '성장통'이 오히려 약이 됐다. 현대차는 2020년 코나 EV의 잇따른 화재로 2만5000여대를 리콜한 경험을 계기로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주력했고, 그 결과물을 캐스퍼 일렉트릭에 다 담았다.

지난 21일 경기 파주 일대에서 열린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김동건 현대차 배터리셀개발실장은 "혹시라도 불량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사전에 안전하게 진단하고 걸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배터리 내부에 미세한 변화를 사전에 감지해서 빨리 진단을 할 수 있는 부분을 저희가 직접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파주(경기)=강주헌 기자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의 배터리시스템(BMS)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회사에서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됐다. BMS 사전 진단 기술로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릴 수 있다. 주차·충전·주행 등 모든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배터리 셀의 전압과 온도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로 과충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김 실장은 현대차는 과충전에 따른 화재는 한 건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김 실장은 "과충전이 되지 않도록 3단계로 방어하고 있다"며 "차량과의 협조제어로 안전하게 주행·충전하도록 하고 다음으로 BMS에서 보호하며 BMS가 지령했는데도 계속 충전이 들어오는 등 오작동이 일어나면 물리적으로 전원을 차단하는 '수동 보호' 조치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파주(경기)=강주헌 기자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파주(경기)=강주헌 기자
안전뿐만 아니라 기존에 단점으로 꼽히던 좁은 공간도 개선됐다. 2열 공간의 레그룸(앞좌석과의 거리)은 키 180cm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편이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모델보다 전장(길이)과 전폭(너비)이 각각 230㎜, 15㎜ 증가해 경형에서 소형으로 체급을 올렸다.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180㎜나 길어졌다. 적재 용량은 47L 늘어난 280L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사가 만든 49kWh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적용돼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315㎞에 달한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기아 레이 EV보다 100㎞ 이상 더 갈 수 있다. 약 64㎞를 달리는 동안 일부 구간에서 스포츠 모드를 선택해 달리고 국도도 주행했으나 전비는 7.5㎞/kWh를 기록했다. 공식 전비는 5.6㎞/kWh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파주(경기)=강주헌 기자
현대차그룹 최초로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PMSA) 기술이 적용된 것도 돋보인다. 전후방 1m 이내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숙하게 밟을 경우 이를 운전자 의지와 상관없는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해 구동력과 제동력을 제어하는 충돌 방지 기술이다. 시연자가 공기인형 장애물을 향해 가속 페달을 최대로 밟았는데도 해당 기술이 작동해 차가 스스로 멈췄다.

합리적인 가격도 매력적이다.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 3150만원으로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등을 고려할 경우 2000만원 초중반대의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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