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바이오 '따따블'에 바이오 투심 다시 살아나나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 2024.08.22 16:15

티디에스팜, 상장 첫날 공모가 4배로 장 마감…올해 바이오 상장 새내기 중 '유일'
청약 흥행 불구 상장 후 주가하락 흐름 끊어내…업종 '고평가 논란' 진화 계기 마련
우호적 환경 속 투자 회복 선반영 분석…개별 기업 가치 증명은 여전한 과제로


바이오 업계가 모처럼의 새내기주 '따따블'(공모가 대비 300% 상승)에 주춤했던 기업공개(IPO) 희망 불씨를 살렸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고평가 논란' 진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 내 평가 가치 유지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경피약물 전달 시스템(TDDS) 전문기업 티디에스팜은 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300% 상승한 주가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바이오 신규 상장사 중 처음은 물론, 전체 업종 중에서도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의 기록이다.

업계는 티디에스팜이 자칫 싸늘해질 수 있던 분위기 환기에 크게 일조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신규 상장 바이오 기업 대다수가 청약 흥행으로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뒤,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바이오 업종을 향한 투심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기대감 대비 미미했던 성과와 미국발 금리 인상이 맞물리며 급격히 얼어붙었다. 다수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계획을 자진철회한 배경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고개 든 금리인하 기대감에 올 들어 분위기가 살아났다. 1분기 1개에 불과했던 상장 예비심사청구 기업은 2분기 8개사로 늘었고, 3분기 역시 이날까지 5개사 신청을 마쳤다.

공모 시장에서의 인기도 이어졌다. 티디에스팜을 포함해 총 11개사 올해 코스닥에 입성했는데, 이 중 9개사가 1000대 1 이상의 일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티디에스팜보다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기업도 6개사에 이른다.

다만 상장 이후 높았던 시장의 기대감은 충족시키지 못했다. 아이엠비디엑스를 제외하고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10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상장한 5개사(티디에스팜 제외) 중 2곳은 공모가 보다 낮은 주가로 상장 첫날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청약 열기를 생각하면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이에 바이오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산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져왔다.

때문에 티디에스팜의 첫 날 성적표는 향후 공모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다. 개별 기업의 결과만으로 업계 전체 분위기를 단정할 순 없지만, 시장 수요에 의해 책정된 가격의 합당성 근거를 마련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향후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 입장에선 공모가 책정을 비롯한 상장 전략 측면에서 좋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산업 가치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던건 사실이지만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최근엔 적정수준을 찾았다고 본다"며 "티디에스팜이 좋은 평가를 받은 사례가 되겠지만, 상장하는 기업들은 상장 하자마자 승부를 보겠다는 접근법 보단 평가받은 가치를 가치를 얼마나 잘 유지하는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처럼 긍정적 사례를 만들어낸 티디에스팜 역시 초기 평가에 들뜨기 보단 기업가치 유지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날 주가가 전일 대비 18% 이상 하락했지만, 핵심 사업인 TDDS를 기반으로 지난해 최대실적 및 흑자를 달성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목표다.

티디에스팜 관계자는 "첫 날 워낙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만큼 일부 조정 역시 감안하고 있지만, 결국 하루이틀의 평가 보다는 시장에서 인정받은 초기 가치를 유지하고 증명해 나가는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 바이오 업종을 향한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변동성 심한 업종 특성상 여전히 기대와 우려가 공존 중이지만 늘어난 벤처캐피탈(VC) 투자액이 투심 회복을 알리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VC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4208억원이었다.

또 상장 바이오벤처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술수출이 비상장사(오름테라퓨틱, 진에딧)로 주체를 다변화 중이고, 전통제약사인 유한양행의 국산 항암체 최초 미국 허가 등 업종 내 고른 성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별 기업의 경쟁력만 부각된다면 자본시장에서도 충분히 우호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부터 금리인하 기대감과 소외된 섹터로 수급 이동, 비만 치료제 메가 트렌드 발생 등에 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며 "다만,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정 부분 투자심리에 반영돼 온 만큼 기업들의 추가적인 펀더멘털 개선이 향후 주가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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