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삐거덕…일본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 잔해' 추출 중단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8.22 14:29

13년 전 원전 파괴된 후 폐기물 회수 첫 시도…오는 24일 오염수 방류 1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4월 13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시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쿄전력이 22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핵연료 잔해를 시험 추출하려다 돌연 중단했다. 추출 일정이 이미 3년이나 늦어진 가운데 원전 해체 작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한 곳에서 핵연료 잔해의 시험 추출에 나섰으나, 회수 장치에서 설정 오류가 확인돼 작업을 중단했다. 언제 다시 작업을 시작할지 회사 측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시험 추출은 13년 전 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현의 원전이 파괴된 이래 도쿄전력이 잔해물 제거에 나선 첫 번째 시도였다. 도쿄전력은 2021년 폐기물 회수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팬데믹과 기술적 어려움으로 인해 계획을 세 번이나 연기했다.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도쿄전력 사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서두르기보다는 안전하고 꾸준히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번 시험 추출은 약 2주 동안 2호기에서 몇 그램의 연료 파편만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호기가 그나마 다른 원자로보다 내부 상황이 명확하게 파악됐기 때문이다. 총 3개의 원자로 중 2호에서만 수소 폭발이 없었다. 수소 폭발이 발생했던 1·3호 원자로에 남아있는 모든 용융 연료를 제거할 방법은 아직 결정도 되지 않은 상태다. 발전소 해체까지는 수십 년이 소요된다.

22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1년 무엇이 문제인가?' 기자회견에서 백도명 교수(전 서울대 보건대학원장)가 후쿠시마 원전 해역 위성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2호기는 사고 당시 가동 중이었으며 일부 연료가 연료를 담고 있는 원자로 압력 용기를 통해 녹아내려 외부 1차 격납 용기 바닥에 축적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험 추출 계획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그리퍼(물체를 쥐어 공정을 할 수 있게 하는 자동화 모션 제품) 도구가 장착된 망원 장치를 사용해 최대 3g의 파편을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장치는 최대 22m까지 확장할 수 있고 1차 격리 용기의 관통 지점을 통해 파편에 접근할 수 있다.


파손된 원자로에서 나오는 방사선 방출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졌고 이를 막기 위한 밸브 시스템도 설치됐다. 시험이 재개되면 장치가 파편에 도달하는 데 약 1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파편이 수집되면 이바라키현의 시설로 운반돼 분석 과정을 거친다.

태평양 연안 6개의 원자로가 있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는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지진으로 쓰나미에 침수돼 원자로 냉각 시스템이 전력 공급을 잃었다. 이 여파로 1~3호기까지 원자로가 붕괴했고 수소 폭발로 1, 3, 4호기가 들어선 건물이 손상되면서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래 세계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했다. 1, 2, 3호기 원자로에는 약 880톤의 연료 파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오는 24일로 만 1년을 맞는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국내 수산물 소비에서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수산물 매출 동향'에 따르면,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대형마트 수산물 매출은 지난 1월을 제외하고 매달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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