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C·하드웨어→B2B·소프트웨어로…LG전자, 체질 변화 '순항 중'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4.08.21 15:50
2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Investor Forum)에서 LG전자 조주완 CEO가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전환에 속도를 올린다. 가전 구독과 WebOS(웹 운영체제), HVAC(냉난방공조)과 칠러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소프트웨어와 B2B(기업간거래)중심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LG전자가 21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인베스터 포럼'을 열었다. 2030년 매출 100조원을 목표로 한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전략 '2030 미래비전'을 지난해 발표한 이후 1년간의 경과와 향후 방향을 밝혔다. 조주완 CEO(최고경영자)와 김창태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 이삼수 CSO(최고전략책임자, 부사장) 등 최고경영진, HVAC, webOS 콘텐츠·서비스, 구독 등 주요 사업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LG전자의 포트폴리오 혁신 방향은 △기존사업의 성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B2B 가속화 △신사업 육성이 꼽힌다. 2030년엔 이같은 중점 추진 영역에서 전사 매출의 50%, 영업이익의 7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승승장구' 가전 구독


가전과 TV 등 성숙단계에 접어든 주력사업의 한계를 돌파하는 것이 기존 사업 성장 극대화 방안이다. 가전에 서비스를 결합해 구독사업을 하고, 온라인 등을 통해 D2C(소비자직접판매)를 확대하는 등 고객 선택 폭을 넓혔다.

LG전자의 가전 구독 사업은 지난해 연매출 1조1341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33% 신장했다. LG전자는 올해 구독사업의 연간 매출이 지난해 대비 60% 늘어난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LG전자 국내 가전 매출 가운데 구독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인기는 계속해서 커지는 모습이다. LG전자는 "판매 시점에 일회성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는 제품 중심 사업과는 달리 판매 이후에도 제품에 최적화된 케어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웹OS로 TV사업에서 지속적 수익 확보


TV 사업의 지향점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이다. 웹OS를 필두로 한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은 전 세계에 판매된 수억 대 제품을 일종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며 콘텐츠, 광고, 서비스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수익을 꾀할 수 있다. 올해 매출은 2021년 대비 4배 성장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웹OS 사업 확대를 위해 △모수 확대 △수익모델 다변화 △사업역량 강화에 힘쓴다.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모수에 해당하는 제품이 많을수록 사업 규모가 커진다. LG전자가 지난 10여 년간 판매한 스마트 TV는 2억 2000만 대에 이른다. LG전자는 자체 OS가 없는 외부 업체에도 webOS를 판매하는데, LG전자를 제외한 타 브랜드가 판매한 webOS TV는 1000만 대를 넘어섰다. webOS 탑재 기기 또한 TV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스마트 가전 등으로 확장한다. 웹OS의 대표 서비스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LG채널'로, LG전자는 전세계 29개국에 3800개 이상 채널을 무료로 제공한다.

LG전자는 웹OS 플랫폼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서 2027년까지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 세계 4000개 이상 콘텐츠 파트너와 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웹OS 플랫폼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 연평균성장률은 64%에 이른다.


2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Investor Forum)에서 LG전자 조주완 CEO가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B2B 비중 절반으로 키운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변화에 더해 B2C(기업과 고객간 거래)에서 B2B사업으로의 변화도 가속화한다. 자동차부품(전장), HVAC과 칠러, 스마트공장 노하우와 솔루션을 판매하는 스마트팩토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AI(인공지능)열풍이 불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냉각시설로 활용되는 칠러 사업 기회도 덩달아 확대된다는 의미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대형 건물 등에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다. LG전자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의 칠러 사업의 최근 3년 연평균성장률은 15%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또다른 B2B 핵심 축인 전장 사업은 수주잔고 100조 원 이상을 확보했다. 디지털 콕핏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사업 확장을 위한 글로벌 생산지 투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근 담당 조직을 만들며 본격화한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올해 말 기준 수주액은 25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B2B 비중을 45%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1년 27% 수준이던 B2B 비중은 올 상반기 35%까지 올랐다.

LG전자는 이같은 신성장동력에 대해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목표를 세우고 '유니콘 사업'이라 명명했다. 가전 구독에 이어 유니콘 사업을 여럿 키우겠다는 얘기다. 조 CEO는 "가까운 시일 내에 가전 구동 외에도 또 다른 유니콘 사업 등극이 기대되는 시드(seed)사업군들도 성장을 가속화 중"이라고 말했다.

조 CEO는 "이미 이러한 목표는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며 "높은 성장성과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로의 변화를 추진하며 LG전자의 가치를 보다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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