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 베트남에 반도체 패키징 라인 세운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임동욱 기자 | 2024.08.21 10:0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일 서울 모처에서 팜민찐 베트남 총리를 만났다/사진=베트남 관보 VGP 제공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반도체 패키징 라인 구축을 추진한다. 해외 패키징 공장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반도체 러브콜'에 따른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

특히 현지에는 삼성전자 휴대폰과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대규모 라인이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동시에 'K-산업단지' 수출에도 드라이브를 건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최저한세 시행 부담...패키징 라인으로 현지 정부 인센티브 특혜 유력


21일 정부 등에 따르면 삼성 베트남은 현지에 패키징 공장 설립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애플 아이폰을 만드는 최대 하청 업체인 폭스콘이 있는 박장성 일대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방한한 베트남 권력 서열 3위인 팜 민 찐 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베트남 최대의 외국인 투자자이자 최대 수출기업으로 항상 베트남과 동행하겠다"고 강조했고 찐 총리는 삼성의 반도체 산업 관련 투자 유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베트남에 패키징 라인을 세우려는 또 다른 배경은 올해부터 도입된 '글로벌 최저한세' 문제 등과 무관치 않다. 이는 다국적 기업의 소득에 대해 특정 국가에서 최저 세율(15%)보다 낮은 실제 세율이 적용될 경우 다른 국가에 그만큼 추가로 과세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삼성은 베트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각종 인센티브를 받고 법인세율도 최저(5% 수준)로 적용받고 있다. 당장 최저한세 도입에 따른 세금 부담을 대부분 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패키징 공장을 통해 '인센티브 패키지'(베트남 기획투자부) 수혜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미국-베트남 가장 높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격상...국토부 'K-산업단지' 해외 수출 속도 전망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에 해외 패키징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은 D램이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과 달리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적은 데다 지난해 미국과 베트남이 양국 관계를 가장 높은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한 것도 삼성의 국외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베트남 전체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현지 최대 FDI(외국인직접투자) 기업으로, 2022년 하노이에 대규모 R&D(연구개발)센터를 여는 등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우리 정부는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반도체 패키징 라인 설립을 계기로 K-산단 수출을 본격화한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하노이 인근에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토지 공급 및 조성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베트남에서 삼성과 LG 등 주요 대기업 현지 법인장들과 만나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국가이자 평균연령 32.5세의 젊은 국가"라면서 "우리 기업들의 해외 도전을 통한 국익 확대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응우옌 타잉 응이 베트남 건설부 장관과 스마트시티 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베트남 공동 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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