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값싼 노동력 연장하려는 것"…정부 '진료면허제'에 의협 발끈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08.20 17:29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겸 대변인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데일리 브리핑에서 '의료개혁특위의 실효성 있는 논의의 장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24.08.20.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정부가 의사면허를 딴 의대 졸업자(일반의)가 바로 개원하는 것을 막는 '진료면허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공의의 값싼 노동력을 연장해서 사용하려 하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최안나 의사협회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20일 서울 용산구 의협 대강당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어 "(정부의 진료면허제 검토는) 당장 현장에 나올 의사를 막고, 쫓아내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 도중 "의료법 제정 당시 면허 체계가 이어지고 있고, 의사 면허와 독립 진료 역량의 연관성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가칭 '진료면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료면허를 도입하면 일정 기간 임상 수련을 마친 의사에게만 진료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임상 경력이 없는 의사는 곧바로 환자를 진료할 수 없게 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전공의 수련을 거치지 않은 의사의 경우 개원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해외 각국에서는 의사 면허와 별도로 진료 면허도 따야 하거나, 일정 기간 교육을 거쳐야 진료 면허를 주고 있다. 복지부는 의대 졸업자가 수련을 통해 독립 진료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기간이나 프로그램을 의료계와의 논의 하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 대변인은 "의료 행위를 하기 위해 교육이나 실습 등을 이수해야 하는 기간이 기존 6년보다 길어지게 돼 현행 의사면허제도를 사실상 폐기하는 것"이라며 "일반의-전공의-전임의-전문의 제도와 병원 운영 모든 게 어긋나며 의료체계와 질서의 극심한 혼란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의협은 여야가 오는 28일 간호법 처리를 합의한 데 대해 제동을 걸었다. 최 대변인은 "정부가 의료 공백 대책으로 전문인력 중심병원을 발표했는데 실체는 간호사들이 본연의 간호 업무가 아닌 땜빵식으로 불과 30분, 길어야 몇 시간 배우고 환자 진료에 (PA간호사로) 투입되는 것"이라면서 "간호사도, 국민도 바라지 않는 미봉책일 뿐인 만큼 즉각 중단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간호사 처우를 개선하는 게 목적이라면 간호법을 새로 만들 게 아니라, 모든 의료인의 업무를 규정하는 의료법 내에서 담아야 맞다"라면서 "의사가 책임질 일은 의사가 책임지고, 간호사가 해야 할 일은 간호사가 할 수 있게 하루빨리 의료정상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의협의 산하단체이자 전공의 단체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21일 오전 경찰 참고인 출석을 앞두고 최 대변인은 "경찰 조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납득할 수 없는 조사를 즉각 취소하라. 전공의에 대한 어떤 협박도 의료계는 용서하지 않는다. 협회는 박 위원장의 조사 과정에 있어서 법적 조력에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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