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가 어려워서 대부분 외식을 잘 안 하려고 하는데 코로나19(COVID-19)까지 다시 유행이라니 더 걱정이죠."
20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에서 찌갯집을 운영하는 민모씨(52)는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주일에 단체 손님이 1~2팀은 꼭 왔는데 방역 대책 등으로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니 당시 매출이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하기 시작했던 때처럼 일정 인원 이상으로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하거나 QR코드를 찍고 식당에 입장하는 등의 방역 대책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이달 말 주당 35만 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최고 수준과 맞먹는 숫자다.
외식 산업 경기도 좋지 못한 상황이라 '이중고'를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한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2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75.60으로 지난 분기와 비교해 3.68포인트 낮아졌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줄어든 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
"3년간 피해 아직 회복 못해"…폐업까지 고심━
그는 "코로나19 전만 해도 밖에 손님들로 긴 줄을 이뤘는데 요즘은 손님이 하나도 없다"며 "주변 상권들도 하나씩 빠지기 시작해 공실이 수두룩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원래 주방장도 따로 있었는데 이제 나 홀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도 인건비만큼의 매출이 안 나와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텅 비어있던 이씨 가게에는 낮 12시가 지나서야 손님 1명이 찾아왔다.
프렌차이즈 카레 식당을 운영하던 홍모씨(51)는 최근 가맹점을 포기하고 독자적으로 식당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너무 힘들었다"며 "월세가 300만원이었는데 매출은 바닥이었다. 월세도 내려주지를 않았다"고 밝혔다.
어려움을 해결해보고자 하지 않던 배달도 시작했지만 배달 업체 수수료가 세다 보니 마진으로 남는 금액도 거의 없었다. 홍씨는 "다시 살아봐야 하니 낮과 밤의 컨셉을 달리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려 한다"며 "거리두기 등 예전 정책이 재개될까 그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예전 같은 강도 높은 방역 대책 다시 시작되지는 않을 듯"━
질병관리청은 당장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단계나 감염병 법정 등급을 높일 계획은 없다고 했다. 대신 환자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예전과 같은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이 다시 시작되지는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과 관련된 위기 단계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전파 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중환자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냐는 것"이라며 "항바이러스제 등이 충분히 잘 공급된다면 위기 단계를 높여야 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