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 싸네" 주문하려 했더니…"4000원 더 내세요" 꼼수 등장한 배민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4.08.20 05:31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메뉴 가격을 인상한 모습/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배달플랫폼에 '꼼수 메뉴'가 등장했다. 배달플랫폼의 가격인상 모니터링에 걸리지 않으려는 일부 업주들이 비정상적인 메뉴를 내놓은 것이다.

19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에서 일부 업주들이 메뉴 가격을 타사와 같게 설정한 뒤 주문 필수 선택 항목에 가격을 부여하는 '꼼수 메뉴' 방식으로 추가 비용을 받고 있다. 최소주문금액과 메뉴 가격만 보고 주문하러 들어온 사용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 비용을 결제하거나 다른 메뉴를 찾아야 한다.

꼼수 메뉴가 나온 배경에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입점 업주에게 메뉴 가격과 최소주문금액을 타사 대비 불리하게 설정하지 않도록 사실상 요구하고 있어서다. 업주 입장에서 메뉴 가격과 최소주문금액을 높여도 우아한형제들로부터 받는 불이익이 없지만 배민클럽 혜택 가게에서 제외될 수 있다.

배민클럽은 배민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첫 구독 서비스다. 배민클럽 이용자는 주문금액 제한 조건 없이 무제한으로 배달팁 혜택을 받는다. '배민클럽'의 유료화를 앞두고 우아한형제들은 배민클럽 혜택 가게를 대상으로 최소주문금액이나 인기 메뉴의 가격이 타 배달플랫폼과 동일한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에 배민클럽 혜택 가게로 노출되면서도 가격인상을 위해 꼼수메뉴가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업주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우아한형제들 몰래 배달 최소주문금액이나 배달 메뉴 가격을 올리기 위한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업주들 사이에서는 중개이용료율이 주문 금액의 6.8%에서 9.8%로 오른 만큼 영업이익이 많이 감소해 이를 방어하기 위해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중개이용료율 인상의 피해가 사용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중개이용료율을 높이는 대신 업주 부담 배달비를 낮춰주는 등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주들은 별 효과가 없다는 반응이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무료 배달 혜택을 받는 대신 배민클럽 구독료와 함께 인상된 메뉴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중개이용료율 인상이 여러 이슈를 일으키자 국회도 제재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배민과 같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플랫폼을 규제해야 한다며 플랫폼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중개이용료율 개편은 배민의 영업이익을 크게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경우 쿠팡의 거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무료 배달이나 여러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부담이 적다"며 "배민의 경우 그런 자본력 없이 쿠팡이츠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떻게든 수익성을 확보해야 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중개이용료율을 높였을 텐데 배민도 업주도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보니 당분간 소비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업주의 가격 설정이 소비자 경험을 현저하게 해칠 경우 안전거래 신고채널로 신고를 받고 있다"며 "이후 업주에게 연락해 계도 조치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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