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펑펑 욜로? 요즘 대세는 '요노'…1000원짜리 과자·맥주 불티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 2024.08.26 06:10
유통·식품 업계 '초저가' 제품/그래픽=김다나
고물가 영향으로 1만원 이하의 '초저가 식품'이 주목 받고 있다. 소비 성향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꼭 필요한 물건만 소량으로 구매하고,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요노(YONO, You Only Need One)'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가 이 트렌드의 중심에 있으며, 과시형 소비를 줄이고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유통·식품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최근 1000원짜리 스낵 7종을 선보였다. 기존에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던 66g짜리 포카칩(1500원)을 50g으로 줄이고, 가격을 1000원으로 맞췄다. 이는 슈링크플레이션(용량을 줄이면서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현상)과는 다른 접근으로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전략이다.

맥주 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는 500ml 한 캔에 1000원인 타이탄 맥주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3일 만에 초도 물량 7만 캔이 모두 팔렸고, 2차 판매를 진행 중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1000원짜리 스페인산 맥주와 덴마크산 맥주를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초저가 제품들은 실속형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식음료뿐만 아니라 신선식품에서도 초저가 식품이 눈에 띈다. SSG닷컴은 깐마늘, 대파, 참타리버섯 등 요리 재료를 1000원 균일가에 판매하며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CU는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1000원짜리 두부를 출시해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단기 할인 제품으로 삼겹살 등을 1000원대 선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초저가 제품들이 출시되는 이유는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소비 성향 변화와 맞물려 있다. 물가 상승과 고금리로 인해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필수적인 물건만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과거 현재의 행복을 위해 과감히 지출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트렌드를 대체한 이른바 '요노족'이다.


특히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초저가·대용량 상품이나 가정간편식(HMR)을 찾는 소비자도 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2.9%)는 소비자물가 상승률(2.6%)보다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제적 압박 속에서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소비에 있어서 가격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요노 트렌드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 CNN은 지난 6월 "코로나19(COVID-19) 이후 자유 소비 파티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보도하며, 요노 트렌드가 욜로 경제를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마트와 타겟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수천 개의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다.

유통·식품 업계는 고물가가 계속 될 것으로 보고 불황 속에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요노족의 수요를 반영한 초저가 제품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불황이 장기화 될 경우 초저가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요노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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