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독립했는데 정착지원금 뜯기는 청년들… 금감원, 1대1 상담나서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 2024.08.22 16:05

한정된 예산에 지원대상은 약 300~400명… 서울 지역도 제외

금감원, 청년 대상 맞춤형 재무상담/그래픽=김지영
금융감독원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청년 대상으로 1대1 재무상담을 시행한다.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로 심각해진 청년 부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번 재무상담은 아동양육시설 등에서 독립한 자립준비청년에 우선적으로 제공된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청년 대상 맞춤형 재무상담'을 진행할 외부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재무상담은 다음 달부터 오는 11월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이번 상담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 열린 제2차 금융교육협의회 의결에 따라 추진됐다. 당시 빚투와 영끌로 주식·코인·부동산에 투자하는 청년이 많았고, 이들의 과도한 부채는 큰 문제가 됐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대응책으로 청년 대상 금융교육 강화를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2022년 진행한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18~29세 청년층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4.7점으로 전체 평균인 66.5점보다 낮았다.

금감원이 선정한 민간업체의 전문가가 청년 대상으로 1대1 재무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에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재무상담을 진행하는 상담역들이 기존에도 존재했다. 청년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재무상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 청년 재무상담은 아동양육시설·위탁가정 등에서 자라가다 독립한 자립준비청년에 우선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자립준비청년은 독립하면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1000만~2000만원의 자립정착금을 받는다. 매달 50만원의 자립 수당도 보호 종료 후 5년까지 받는다.


하지만 이 돈을 노리고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금융사기를 저지르는 일이 빈번하다. 정착지원금을 투자하면 나중에 돈을 불려서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현혹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경제 관념이 부족해 유흥 등으로 정착지원금을 금세 날리는 청년도 많다. 202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의 약 25%는 빚이 있었고, 평균 부채는 605만원가량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무상담 인원을 선정할 때 지자체에서 데이터를 받아 자립준비청년을 우선적으로 하고, 나머지 인원을 뽑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 예산의 한계로 재무상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은 한정적이다. 책정된 사업비가 1억5000만원인데 1대1로 진행되기에 상담 비용이 싸지 않다. 해당 예산으론 전국 300~400명 청년에게 상담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감원은 재무상담 대상 지역에서 서울은 제외할 방침이다. 이미 서울시가 청년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영테크 재무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사업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예산을 더 확보해야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금감원 청년 맞춤형 재무상담은 올해 말에야 종료된다. 예산을 더 늘리려면 사업을 마무리하고 성과를 평가해야 해서다.

베스트 클릭

  1. 1 야산에 묻은 돈가방, 3억 와르르…'ATM 털이범' 9일 만에 잡은 비결[베테랑]
  2. 2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
  3. 3 홍콩배우 서소강 식도암 별세…장례 중 30세 연하 아내도 사망
  4. 4 70대 친모 성폭행한 아들…유원지서 외조카 성폭행 시도도
  5. 5 '학폭 피해' 곽튜브, 이나은 옹호 발언 논란…"깊이 생각 못해" 결국 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