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석탄화력의 애가(哀歌)

머니투데이 김준동 법무법인 세종고문· 前대한상의 부회장 | 2024.08.20 02:03
김준동 법무법인 세종고문· 전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세계 석탄수요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대 수입국은 중국, 인도, 일본 그리고 한국 순이다. 전체적으로 선진국들은 감소 추세지만 대부분 국가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중국의 석탄수입은 사상 최고 수준이었고 인도도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소비가 늘고 있다. 베트남도 대만을 제치고 5대 수입국으로 치고올라왔다. 전 세계 석탄의 3분의2가 발전용으로 소비된다. 중국은 전 세계 석탄수요의 절반을 차지하고 석탄화력만으로 전 세계 석탄의 3분의1을 사용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9000개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있으며 이 중 4분의3은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 있다. 선진국에는 노후 발전소가 많지만 이들 나라의 발전소는 평균 15년 미만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대형발전소 기준으로 175개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 중에 있고 2030년 초반까지 석탄발전 건설은 계속된다. 이대로 가면 현재 석탄사용만으로 인류가 목표로 하는 지구온도 상승한계목표인 1.5도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급에너지인 전기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IEA는 전 세계 전기화 비율이 현재의 20% 수준에서 2050년에는 50%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도 2050년에는 전력수요가 현재의 약 2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기를 많이 쓰는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사활을 걸다 보니 석탄화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IEA가 말한 석탄 5대 수입국도 모두 제조업 비중이 높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도 마찬가지다. 무탄소인 원전이 사라진 공백을 석탄발전(전체의 3분의1)이 메워준다. 선진국들은 다들 '2050 넷제로'를 선언했지만 중국과 인도가 각각 2060년, 2070년으로 꽁무니를 빼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개최된 G7 후속 에너지장관회의에서는 2030년 중반까지 석탄 사용 자체를 중단키로 합의했다. 석탄을 보는 시각에 차이가 많다.


우리가 발표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선언은 지켜야 할 국제적 약속이다. 국내 온실가스의 50%는 발전소에서 발생하고 이 중 3분의2가 석탄화력발전에서 나온다. 현재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는 총 58기다. 정부는 에너지전환계획에 따라 2036년까지 30년 이상 된 28기를 가스복합화력으로 대체키로 확정했다. 전체의 절반이 앞으로 12년에 걸쳐 소위 정의로운 퇴장수순에 들어간다. 나머지 30기에 대해서는 무탄소발전, 암모니아 혼소발전,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대안들이 검토되고 있으며 미래 기후테크에 따라 운명이 정해질 것이다. 석탄화력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일등공신이다. 온실가스 주범이라는 지탄을 받아가면서 지금도 전체 전력의 3분의1을 생산한다.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이라는 국가대사(國家大事)와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이라는 국가적 난제의 한가운데에 이 석탄화력발전이 있다. 석탄화력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석탄화력발전의 사생(死生) 사이클에 나라의 미래가 달렸다.(김준동 법무법인 세종고문· 전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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