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쏟아진 위기 신호들"…자영업부터 무너졌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 2024.08.19 15:40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2024.8.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15년 만에 가장 큰 소비 감소" "10년 만에 가장 높은 연체율"

자영업의 위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쏟아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가 얼어붙은 탓이다. 다소 양호했던 고용시장마저 흔들리고 있다. 정부 대책에도 자영업 형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102)는 1년 전보다 2.9% 하락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4.5%)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소비가 쪼그라들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급감했고 자금 사정은 어려워졌다. 지난 5월 자영업자 은행 대출 연체율은 0.69%다. 2014년 11월(0.72%) 이후 9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어려워진 사업 형편으로 자영업자는 줄고 있다. 지난달 자영업자는 572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2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 감소세는 6개월째다.

폐업한 이들은 구직시장으로 발을 돌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월평균 실업자(91만8000명)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은 월평균 2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2만1000명)과 비교해 23.1% 늘었다.


내수 부진의 요인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다. 기업들의 투자 역시 얼어붙었다. 그 여파로 양호했던 고용시장도 둔화 추세다. 지난달만 해도 건설업 취업자(전년동월 대비 -8만1000명)는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고 청년 취업자(-14만9000명)는 2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정부는 수출 증가가 내수 회복세를 견인할 것이라 보지만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업종과 내수 간 연관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단 게 문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부터 내수 활성화, 지역투자 제고 방안 등 대책을 냈지만 약발이 제대로 들지 않았다. 결과적으론 소상공인에 기금을 활용해 빚을 탕감하는 등 지원책까지 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 유동성을 키우고 소비를 뒷받침하는 게 방법이지만 이 또한 단기간에 내수를 회복시키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 있다. 이르면 10월 금리인하가 현실화되더라도 시차가 적잖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다.

정부가 당장 내수를 위해 쓸만한 카드도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재정 씀씀이를 늘려 소비를 지원하기에도 부담이 크다. 올해도 세수 결손 등 재정 여력이 좋지 못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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