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홍콩 인구통계국은 상반기 잠정 인구가 753만180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0.1% 늘어났다고 밝혔다.
홍콩의 인구는 최근 감소 일로였다. 우선 자연증감분은 당연히 마이너스다. 최근 12개월간 홍콩에선 3만4400명이 태어났고, 5만2400명이 사망했다. 더 큰 문제는 홍콩을 떠나는 인구다. 이 기간에만 3만여명이 홍콩을 떠났다. 중국 정부가 홍콩에 간섭하면 할수록 홍콩의 고급 두뇌들은 홍콩을 등지고 영국 등으로 떠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쓴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같은 기간 홍콩으로 신규 이주한 인원은 4만4000명. 출생과 사망으로 인한 자연감소분을 상쇄했다. 이 결과가 상반기 인구의 전년 말 대비 소폭 증가다.
홍콩정부는 고무된 분위기다. 홍콩정부는 "최근 다양한 인재유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총 4만여명이 홍콩에 입국했으며, 이들은 배우자와 자녀 등 부양가족 4만3000여명을 동반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홍콩의 유명한 고급두뇌 유치 프로그램인 가오차이퉁(高才通) 프로그램이 절대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냥 좋아하긴 어려워보인다. 홍콩으로 온 인재 중 20% 이상이 여전히 실업 상태라는 점이 문제다. 가오차이퉁 인재봉사협회 및 교사연맹이 지난 7월 홍콩 이주 인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97명 중 약 71.5%가 가오차이퉁 프로그램을 통해 홍콩에 왔고, 전체 597명 중 21.6%가 실업 상태였다. 소득이 제로라는 의미다.
이들 전체의 32.3%는 월 평균 가구소득 5만홍콩달러(약 866만원) 이하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평균 가구소득이 약 540만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적은 금액은 아닌 듯 보이지만 홍콩의 상황은 한국과는 다르다. 어지간한 가족이 살만한 비좁은 아파트 월세가 보통 500만원이 넘는 홍콩 물가를 감안하면 모셔온 고급두뇌 대접이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또 전체의 약 35.6%는 5만~10만홍콩달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가오차이퉁 프로그램으로 홍콩에 온 인재들 사이에서도 수입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홍콩 정부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조사에선 영입된 외부인재 중 취업에 성공한 인원의 54%만이 금융과 혁신산업, IT(정보기술) 등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오차이퉁 프로그램의 상하이롱 창립회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일부 조사대상자는 홍콩에 막 도착해 아직 취업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며 "다만 이들의 상황을 정부가 이해하고, 기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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