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GBW는 그동안 에너지 기술의 현재를 기록하고 미래 청사진을 보여줬다. 탄소중립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과 기업의 성장이 맞물리는 미래를 그렸다. 올해 GBW의 주제는 'For Earth, for us, for future(지구를 위해, 우리를 위해, 미래를 위해)'다.
이에 지난해 GBW는 원전에서 에너지의 미래를 찾았다. 세계적으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만 대체하자는 'RE100'이 부각되며 원전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한국도 탈원전 기조 탓에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지구 평균기온이 빠른 속도로 오르는 가운데,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점에 착안해 지난해 GBW는 대표적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을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에 다시 올려놨다. 정부도 무너진 원전 생태계의 복원에 주력했다.
올해 탄소중립을 현실적으로 앞당겨야 할 필요성은 지구 평균 기온의 급등 문제가 대두된 지난해 보다도 더 커졌다. 이제 선진시장은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수입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세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유럽은 2026년부터 철강과 시멘트 등에 온실가스 1톤당 10~50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미국은 2025년부터 석유화학, 철강 등에 온실가스 1톤 당 55달러를 부과할 것이 유력하다. 두 지역 모두 탄소국경세 적용 품목 범위를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탄소중립 달성 속도가 늦은 만큼 기업 비용 부담이 오르고 이와 연동돼 사회적 비용 역시 총체적으로 뛰게 된다. 탄소중립은 이제 사실상 현실의 문제가 됐다.
탈원전으로 잠시 주춤한 원전은 지난 1년 사이 세계 최고수준의 원전 건설과 정비 기술을 빠른 속도로 복원했다. 체코 수주로 15년만에 원전 수출에 성공한 '팀코리아'의 성과를 통해 이 같은 점이 증명됐다. 수년간 축적된 신재생에너지 기술력도 높다. 수소 영역에서 지난 5월, 한국은 세계에서 처음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을 개설한 국가가 됐다. 철강산업은 수소환원제철 파일럿 설비 구축을 앞두고 있으며 조선업은 글로벌 수소추진선과 수소운반선 개발을 선도한다. 태양광 산업은 미국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수년째 수성하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은 전기차와 수소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부문에서 글로벌 핵심 주자로 도약했으며 이차전지 산업은 전 세계 밸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한다.
한국은 이처럼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2인 3각으로 주요국 탄소국경세 시행 등에 따른 위기를 녹색성장의 기회로 전환하기 좋은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조화를 통해 한국은 글로벌 에너지 각축전의 변방에서 무탄소 에너지 패러다임을 이끌 선도국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정부가 국제사회에 탄소중립을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무탄소 에너지 연합' 결성을 제안한 자신감도 여기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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