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두렵고 무섭다" 장문의 글…"선수들 목소리 귀 기울여달라"

머니투데이 차유채 기자 | 2024.08.16 16:13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 /사진=뉴스1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작심 발언'을 한 안세영(삼성생명)이 "선수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안세영은 16일 인스타그램에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관리 및 훈련 방식 등에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 입장문을 게재했다.
/사진=안세영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간 대표팀 생활이 스쳐 가며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됐다.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반성했다.

이어 "스무살이 넘었지만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 다시 한번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사진=안세영 인스타그램 캡처
안세영은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며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다'는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한 번 해보자', '그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 보자'는 말 한마디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기를 바라고 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적었다.

/사진=안세영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면서 "다행히도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서 진상을 파악하실 것이라는 소식을 확인했다"며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며 변화해 나간다면 저뿐만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받는 환경에서 운동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체부와 체육회에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는 것"이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이번 일로 배드민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저도 아직 부족한 것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게 됐다.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든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국민분들의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한 끝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 대한배드민턴협회 위치가 안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안세영은 지난 5일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협회의 선수 관리 시스템을 비판하며 변화를 촉구했다.

특히 그가 "나는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하고는 계속 (함께) 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잘 해봐야 하겠지만, 많이 실망했다"고 강하게 말해 큰 파장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는 지난 12일 이정우 체육국장을 단장으로 하고 문체부 직원들과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관 등 10명 이상으로 조사단을 꾸려 협회 조사에 돌입했다. 대한체육회도 이와 별도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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