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에 따르면 배드민턴협회는 15일 '협회의 장은 그 내용이 경미하거나 또는 긴급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집행하고, 차기 이사회에 이를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협회 정관 예외 조항 제17조 제1항을 활용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문체부는 협회 정관 제14조 제2항 제4호에 단체 내 '각종 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에 따르는게 맞다는 판단이다. 문체부는 해당 판단 이유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결코 경미한 사항이 아니고, 지난 7일 회장이 귀국하였을 때 즉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 대부분이 20일부터 열리는 '2024 다이하츠 일본 오픈' 에 참가하기 위하여 이번 주 18일 출국해서 다음 주 25일까지 현지에서 체류해야 하므로, 물리적으로 신속한 조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란 점도 문체부는 지적했다.
아울러 문체부는 최근 배드민턴협회와 관련된 수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회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이사회에서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보았다.
이에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의 자체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이 절차적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주무관청의 감독 권한를 활용해 '협회 정관에 따라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구성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 선수가 파리올림픽 기간이던 지난 5일 여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미흡한 부상 관리와 국제대회 출전제한 규정 등 협회 및 국가대표팀 시스템 전반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그리고 배드민턴협회가 각각 조사를 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특히 협회는 안세영의 폭로성 발언에 전반적으로 반박하는 입장을 낸 뒤, 자체 진상조사를 예고했다. 15일 협회가 비공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알리자 문체부가 이와 관련한 절차 위반을 지적하고 사실상 제지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문체부는 지난 12일 이정우 체육국장을 단장으로 하고 문체부 직원들과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관 등 10명 이상으로 조사단을 꾸려 협회 조사에 돌입했다. 대한체육회도 이와는 별도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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