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설치?…러-우크라, 한국전쟁 같은 협상 가능성

머니투데이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 2024.08.18 06:00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88_"우크라이나, 러시아 본토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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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AP/뉴시스] 14일(현지시각)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전차 한 대가 불타는 차량을 지나 이동하고 있다. 2024.08.15. /사진=민경찬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 이후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한편에서는 향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과거 한국전쟁과 유사한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러시아의 쿠르스크를 기습적으로 진격해 열흘 만에 수십 개 마을을 점령했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러시아는 12만여 명의 주민을 대피시키고 남부 전선 일부 병력을 재배치하는 등 쿠르스크 탈환을 위한 반격 작전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쟁의 종전과 평화협상 개시 여부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달려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지지 여부가 전쟁 수행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고 협상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그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반대하는 입장을 꾸준히 견지해 오고 있고, 이미 당선이 되면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나겠다는 발언도 했기 때문이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의 전망은 엇갈린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계승해 지원을 지속하면서 전쟁이 지지부진하게 연장될 가능성을 높이 보는 의견이 있고, 반대로 전세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해리스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하기보다는 협상 국면으로 유도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황이 기존 소모전에서 협상 국면을 대비해 치열하게 영토싸움을 벌이는 일종의 '고지전' 양상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누가 당선되든 미 대선 이후 평화협상이 추진될 경우 과거 한국전쟁과 유사하게 정전협정이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자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6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이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수자에서 불에 탄 건물과 부서진 차량이 보인다. 2024.08.17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수자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굴욕적으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굉장히 컸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 대선 전까지 단기간에 가시적인 전투 성과를 내서 미국과 서방의 관심과 주목을 다시 얻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협상의 카드를 확보하는 그런 전과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쿠르스크에서 버티려면 추가 자원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전과를 확대할 수 있을까는 미지수다."라고 평가했다.

제성훈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학과 교수는 "만약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가 1~2주 내에 철수하게 되면 향후 최정예 부대를 상실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어렵사리 지켜온 동부전선이 이르면 9월 경에라도 무너질 수 있다. 반대로 이 지역을 우크라이나가 성공적으로 지켜낸다면 향후 협상에서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맞교환의 기회도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성공하면서 이전까지 굳혀져 가던 우크라이나 영토의 5분의 1을 러시아에 내줘야 한다는 협상 조건에 제동을 걸 동력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푸틴이 가졌던 전쟁 성과의 목표치를 낮추고 추후 협상에 대비하는 차원의 카드로 볼 수 있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 2년 이상 정전협상을 진행했는데 우크라이나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전쟁에선 유엔사와 북한 대표가 정전협정 맺었지만 우크라이나는 다국적군과 중립국감독위원회 등을 구성해서 종전 체제를 관리하고 협정 위반 여부 등을 감시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엄구호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러시아 본토 공격 이후 전황은 영토를 둘러싼 심각한 대응을 주고받으면서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다가올 미국 대선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3개월 동안 마치 과거 한국전쟁 당시 정전협정을 앞두고 고지전을 벌였던 것처럼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과 영토 점령을 위해 양측의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재선에 승리하거나 전황이 러시아가 유리하게 전개되는 시점에 평화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 협상안에는 아마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비무장지대 설치 방안 이런 것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주에 대해서 러시아 영토다라고 선언하기보다 '사실상' 점령 상태라는 개념이 포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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