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사재기에 D램 불티…삼성·SK하이닉스 웃는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24.08.16 11:18
2024년 2분기 D램 시장점유율/그래픽=이지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3분기에도 D램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D램 제조업체들은 지난달 말 PC 제조업체 및 클라우드서비스공급사(CSP)들과 3분기 계약가격 협상을 마쳤고, 계약가격 상승폭은 기존 예측보다 약 5%포인트 높은 8~13%로 결정됐다.

예상치를 뛰어넘은 D램 계약가격 상승폭에 대해 트렌드포스는 우선 '지정학적 요인'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 CSP들은 AI(인공지능) 반도체, 메모리 등에 대해 미국이 새로운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우려, 지난 2분기부터 D램 구매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늘리며 공격적으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수요가 늘면서 D램 제조사들은 높은 가격을 부를 수 있게 됐고, 결국 미국 CSP들도 제품 확보를 위해 구매 가격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서버 D램 가격까지 함께 뛰면서 PC D램 계약 가격을 끌어올렸다.

제한적인 공급 상황도 D램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생산 우선순위를 HBM에 집중하면서, 일반 D램의 공급이 제약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HBM(고대역폭메모리)3E 퀄 통과 이후 적시에 제품을 출하할 수 있도록 HBM3E 웨이퍼 생산을 시작했다"며 "이는 2024년 하반기 DDR5 생산 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DDR5보다 HBM 생산을 우선하고 있어, D램 가격이 향후 수분기 내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3분기 중 양산을 본격화할 것이며 12단 또한 양산램프업 준비를 마쳤다"며 "HBM3, HBM3E 매출 비중은 3분기 10% 중반,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2분기 D램 계약가격은 13~18% 상승했다. 지난 4월 대만을 강타한 지진 여파와 HBM에 대한 높은 수요로 D램 구매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사자'에 나섰기 때문. 이는 D램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평균판매가격(ASP)이 17~19% 상승했고, D램 매출은 22% 증가한 92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인증 및 제품 출하 등에 힘입어 D램 매출이 38.7% 증가한 79억1000만 달러에 달했고, D램 기업 중 유일하게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대폭 상승했다. 삼성전자 D램 영업이익률은 1분기 22%에서 2분기 37%로 상승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33%에서 45%로 개선됐다. 마이크론은 6.9%에서 13.1%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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