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핵무장' 가능성 열어두고…"초급·중급간부 복무여건 개선"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4.08.16 11:20

[the300](종합)"자체 핵무장?…美 핵우산 기본, 북핵 위협 커지면 모든 수단 열려"
"한반도·글로벌 안보 정세 매우 엄중…장병들 군복무, 자랑·선망 대상 되도록 노력"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서문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사진=뉴스1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등으로 한반도 안보가 엄중하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선 장병 사기 진작과 처우 개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북핵 위협이 고조될 경우 한미동맹 기반 확장억제(핵우산)를 넘어 자체 핵무장 등 모든 수단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에 관련됐다는 야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선 "정치 선동"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는 16일 국방부 서문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첫 출근하면서 '교수시절 자체 핵무장을 주장했는데 현재 안보관과 차이가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 기본적으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에 기반을 두고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밝혔다.


교수 시절 강조한 '자체 핵무장' 가능성 열어둬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사진=뉴스1

김 후보자는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 등을 통해 한미동맹이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됐다"며 "그렇지만 국민의 안전을 우리가 최우선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그것(핵우산)으로 국민의 북핵 위협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그 외에 모든 수단과 방법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핵우산이란 유사시 북한이 우리나라를 핵공격으로 위협하거나 핵능력을 과시할 때 미국의 핵무기를 사용해 전쟁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북핵 위협이 고도화됨에 따라 핵우산을 넘어선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우산을 넘어선 대응은 '핵무장 잠재력 확보'와 '자체 핵무장' 등이 꼽힌다.

핵무장 잠재력이란 당장은 하지 않되 유사시 핵무장을 곧바로 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핵무장 잠재력을 확보하려면 핵연료 농축·재처리 기술개발 등을 위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수적이다.

김 후보자는 2017년 12월 육군 중장으로 예편(현역에서 예비역으로 편입)한 이후 숭실대 초빙교수로 대외 강연과 기고를 통해 '독자 핵무장'과 '핵무장 잠재력 확보' 등을 여러차례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2020년 2월 국내 경제 일간지 기고문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접근 방법을 바꿔야 한다"며 "북한 비핵화 논쟁에서 벗어나 북한이 언제 핵보유국으로 등단할 것이며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현실적인 틀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미국 핵우산(확장억제)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나가면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며 "명분을 쌓고 시간을 벌면서 내부적으로 '플랜B'를 준비하면 된다"고 했다.



"초급·중간간부 복무여건, 획기적 개선 추진"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김 후보자는 이날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소감'을 묻자 "장병들의 군 복무가 보람되고 자랑스럽고 선망의 대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방장관 후보자로 첫 발언이 장병 복무여건 개선 등이어서 주목된다.


김 후보자는 이날 "한반도와 글로벌 안보 정세가 매우 엄중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국가 안보 태세를 확고히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첨단 무기 확보도 중요하고 우방국들과 군사협력도 중요하다"며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장병들의 사기 복지라고 생각한다. 특히 초급·중간 간부 복무여건 개선, 처우개선 등을 위해 획기적인 (정책) 추진을 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쓰레기·오물풍선 살포 등 각종 도발 행위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해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안전"이라며 "안전 확보를 위해 어떤 것이 최선의 방안인지 잘 판단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 군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경남 마산 출신인 김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 38기로 신원식 현 장관의 한 기수 후배다.

특히 김 후보자는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작업을 주도했다. 현 정부 초대 대통령경호처장으로 2년 넘게 윤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해 군 통수권자의 외교·안보 구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野,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제기…국회 인사청문회 이르면 28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윤 대통령의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해 "국민에 대한 항명"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야권에선 김 후보자가 지난해 7월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숨진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을 조사하던 군 수사단에 외압을 행사했다며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경호처가 카이스트 졸업생의 발언을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행위)한 행위 등도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후보자는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선 "안타깝다"면서도 야권에서 제기하는 각종 의혹에 대해선 "정치 선동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가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 충암고 1년 선배인 탓에 제기된 학연 논란에 대해선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정치공세"라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가 야권이 제기한 지적에 강경 발언을 하면서 인사청문회는 치열한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야 간사인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28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를 협의 중이다. 김병주 의원이 오는 18일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는 만큼 청문회 일정은 해당 일정 이후 최종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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