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돼" 증권사 외면, "괜히 했나" 상장사 후회…차게 식은 '코넥스'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 2024.08.18 05:46
코넥스 시장 신규상장 현황/그래픽=김지영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코넥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증권사의 선호도가 낮아졌고, 투자자의 무관심에 거래량마저 저조한 수준을 보인다. 코넥스 시장의 부활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상장 기업은 2곳(세븐브로이맥주·팡스카이)이다. 전년 동기(10개)에 크게 못 미친다. 두 기업마저 원래 코스닥 입성을 노렸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코넥스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넥스는 2013년 열린 신(新)시장이다. 중소기업 성장 지원, 모험 자본 선순환 체계 구축을 목표로 개설됐다. 초기에는 다양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의 창구로 관심을 가지며, 빠르게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투자자는 물론 증권사들로부터도 외면을 받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은 코넥스 상장 주관을 기피하고 있다.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증권사는 기업과 주관 계약을 맺고, 청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코넥스의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낮아 청약 흥행이 불확실하다는 의견이다.

상장 후에도 증권사는 일정 기간 지정자문인으로의 역할을 수행한다. 공시 작성, 사업보고서 준비, 외부 감사 등에 대한 도움을 준다. 코넥스 상장사가 자문 수수료를 지급하긴 하지만 관련 전문 인력을 투입하고 담당 부서를 지속 유지하기에는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코넥스 상장사 대표 A씨는 "과거 상장을 준비하면서 주관사 선정을 위해 다수의 증권사와 접촉했지만 코넥스 상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곳은 거의 없었다"며 "코넥스 상장은 아예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증권사도 적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증권사의 입장에서는 다른 사업을 제쳐두고 굳이 코넥스에 비용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며 "코넥스 주관에 대한 추가적인 유인책이 없는 한 기피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어렵사리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코넥스 입성 자체를 후회하는 기업도 있다. 낮은 거래량 탓에 주가는 n분의 1토막 나기도 십상이다. 이는 추후 코스닥 이전 상장 시 몸값 책정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올들어 코넥스 시장 하루 평균 거래 대금(지난 7월 말 기준)은 20억원 수준이다.

코넥스 상장사 대표 B씨는 "코스닥 이전 상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코넥스 상장을 결정했는데 괜히 상장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전 상장 시 밸류에이션 책정에 주요 지표가 될 시가총액이 너무 과도하게 빠지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거래소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22년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소액투자 전용 계좌 제도, 스케일업 펀드 조성 등의 방안을 내놓았지만, 이 또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코넥스만의 색깔을 더 확고히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색깔을 찾고 시장 참여자들이 매력을 느껴야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장사 대부분이 이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관련해 가산점을 준다거나, 코스닥 상장 전 필수적으로 거치는 시장으로 개조하는 등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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