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된 미국 경기침체 우려…7월 소매판매 늘고 실업 감소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4.08.15 23:53

[미쿡 투데이] 7월 소비자 지출은 예상치 0.3% 훨씬 상회한 1.0% 상승
잔뜩 위축될 것으로 여겨졌던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전혀 줄지 않고 오히려 여름 휴가시즌 맞아 상승해
8월 4~1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22.7만건으로 전주나 예상치보다 낮아 실업자 증가세에도 물음표

편집자주 | 천조국 미국에서 벌어지는 오늘의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이른바 블랙 먼데이를 만들어내며 증시를 폭락시켰던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일주일 새 심한 표현으로는 '가짜뉴스'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주 만에 나온 경제지표가 줄줄이 미국 경제의 경착륙이나 연착륙은 커녕 노랜딩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은 물가상승 압박이 줄면서 7월 소매판매(ADVANCE MONTHLY SALES FOR RETAIL AND FOOD SERVICES)가 전월비 1%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종합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는 0.3% 증가 수준이었는데 이를 훨씬 상회한 결과다. 다만 6월 소매판매 기존 발표치는 보합에서 0.2% 감소로 수정됐다.

소비자들의 구매지출이 증가한 품목은 자동차 및 부품 딜러(3.6%)와 전자 및 가전 제품 매장(1.6%), 식음료 매장(0.9%) 등이었다. 여름 휴가시즌이 반영돼 주유소 매출이 0.1% 늘었고, 대신 의류 매장 지출은 0.1% 감소했다.

잔뜩 위축될 것으로 여겨졌던 소비자 지출은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아직까지 견조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윌리엄 블레어의 거시경제 분석가 리차드 드 샤잘은 "이번 보고서는 또 한 번,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여전히 상승할 수 있다는 증거"라며 "경제가 견조하다는 또다른 보고서이긴 하지만 파산 직전의 소비자들에게는 일관성이 없는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경제력으로 미국 하위계층의 저축이 바닥났고, 신용카드 부채총계와 연체액이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있기에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반갑지만 여전한 구매력은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노동부는 동시에 8월 4일부터 10일까지 한 주 간 집계된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22만 7000건으로 전주보다 7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예상치인 23만 5000건보다도 8000건 낮았던 셈이다. 실업자 증가는 월가가 지난주 세계 증시의 블랙 먼데이 이후 가장 주요하게 지켜보던 단기 지표인데 이 역시 2주 연속 호전되는 모습이다. 소비 중심의 미국 경제가 증시의 우려보다는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전일 발표된 7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도 예상을 하회해 증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헤드라인 CPI는 전월비 0.2%, 전년비 2.9% 상승하는데 그쳐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거비 상승(0.4%)을 제외하면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은 거의 잡혔다는 분석이다. 화요일에 하루 먼저 나온 도매물가(PPI)도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나온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전월보다 약간 상승했지만 여전히 -4.7로 음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물론 추정치(-6)보다는 약간 더 나은 결과로 상승여력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지수는 -7로 하락했는데, 1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치이며 7.9라는 예측치를 크게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조만간 경제 육성책을 새롭게 정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재집권을 위해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내세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성과를 이을 경제공약을 곧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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