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한반도와 주변을 '정찰'하는 목적으로 띄운 최초의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하는 임무를 개시했다. 지난해 12월 발사돼 영상 검·보정 작업과 초기 운용 점검 등을 진행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이 위성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집무실이 있는 평양 노동당 본부 청사까지 훤히 촬영할 수 있어 우리 군의 대북(對北) 정찰 역량이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14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군 정찰위성 1호'는 지난 13일 국방부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고 본격 임무에 나섰다. 1호는 지구로부터 약 550㎞ 떨어진 우주궤도를 돌고 있다.
우리 군은 지난해 12월 군 정찰위성 프로젝트인 '425 사업'을 개시했다. 425 사업은 2015년부터 내년까지 총 1조3000억원을 투입해 한반도와 주변을 감시하는 목적으로 정찰위성 5기를 발사하는 국방 R&D(연구개발) 프로젝트다.
정찰위성에 탑재하는 합성개구레이더(SAR)와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의 영문 글자를 붙여 425(SAR+EO)라고 이름을 붙였다. EO·IR 센서를 탑재한 정찰위성 1호의 해상도는 가로·세로 30㎝ 크기의 지상 물체를 하나의 픽셀로 인식하는 수준이다. 주간에는 전자광학, 야간에는 적외선 센서로 촬영하고 있다.
정찰위성 2·3·4·5호기는 SAR를 장착한다. SAR는 일반 카메라와 달리 마이크로파(Microwave)를 지상으로 쏘고 지상에서 반사되는 신호를 바탕으로 사물을 인식한다. 전자광학 카메라와 달리 흑백으로 촬영되지만 어느 조건에서도 촬영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정찰위성 2호는 지난 4월 발사돼 현재 우주궤도를 돌며 초기 운영 시험·평가를 진행 중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정찰위성 1호는 군 최초 독자감시 자산으로 군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지역을 촬영할 수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도를 통해 각종 표적을 정밀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규헌 방사청 우주지휘통신사업부장은 "군 정찰위성 1호는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전력으로 킬체인(Kill Chain·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전략) 역량 강화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내년까지 정찰위성 3·4·5호도 순차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군 정찰위성 5기를 우주에 띄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 탐지와 종심지역을 실시간 감시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