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믿고 184억원어치 샀는데…웹툰 38% 폭락에 개미 '패닉'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8.13 09:21
네이버웹툰 주가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네이버웹툰의 시가총액이 2거래일 만에 1조4000억원 넘게 날아갔다. 미국 상장 이후 처음 내놓은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자 주가가 폭락해서다. 사측은 IPO(기업공개)와 주식 기반 보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을 내놨지만 증권가와 투자자 반응은 싸늘하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증시에서 네이버웹툰의 자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NAS:WBTN)는 전일 대비 0.72달러(5.65%) 내린 12.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하루만에 7.88달러(38.20%) 빠지고서 또다시 내린 것이다. 2거래일간 시가총액은 10억7847만달러(약 1조4780억원)가량 날아갔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27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21달러, 기업가치는 26억7000만달러(약 3조6600억원)였다. 주가가 상장 이튿날 장중 25.66달러까지 오르며 기업가치도 최고 4조4000억원대에 달했다. 이후 주가는 2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해왔다.

이번 주가 급락에는 실적 영향이 컸다. 나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공개한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2분기 당기 순손실은 7660만달러(약 1050억원)였다. 사측은 IPO와 주식 기반 보상 등 일회성 비용으로 일반·관리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6배 늘어난 1억3780만달러(약 518억원)에 달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매출 상승 폭도 크지 않았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한 3억2100만달러(약 4404억원)였다. 이에 대해서도 사측은 일본에서 유료 콘텐츠와 광고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원화와 엔화 등 외화 약세로 매출이 크게 상쇄됐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투자자의 '매도 행렬'을 막을 수는 없었다.


/사진=뉴스1
주가가 내리면서 국민주인 네이버(NAVER)를 떠올리며 투자한 개인들은 대부분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웹툰 엔터테인먼트 상장일부터 지난 9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웹툰 엔터 주식을 1343만7403달러(약 184억3208만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 순매수 47위다.

주가가 대폭 빠졌지만 증권가에서는 아직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때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2일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12개월 목표주가를 62달러로 제시했지만, 증권사별 목표주가가 크게 다른 탓이다. 모간스탠리와 JP모간은 같은 날 투자의견 '중립'(Hold), 목표가 23달러를 제시했다.

아직도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여전하다는 평이 나온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급락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도 여전하다"라며 "주가 급락에 대응한 저가 매수보다는 매출 성장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할 내년을 기다리기를 권고한다"라고 했다.

웹툰 사업 자체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정 장르로의 집중, 그리고 양산형 작품들이 늘어나며 따라 텃밭인 국내 시장에서 이용자 지표 및 ARPPU(과금사용자당평균금액)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실적 및 이용자 지표 호전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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