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CNN 등 주요 외신과 이란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계획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만, 미국 제재 등으로 이스라엘 공격 이후 발생할 자국 경제 및 안보 위기 등 후폭풍을 고려해 공격 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WSJ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이란 정부에 이스라엘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이뤄지면 이란 정부와 경제가 심각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직접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국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중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 (중동 내) 대규모 확전 위험이 매우 높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또 이란이 그 길(보복 공격)로 나아간다면 이란 경제와 새로 선출된 정부의 안정성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중동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이 이란 경제와 정부를 압박할 고강도 제재에 나설 것임을 사전 경고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란 인터내셔널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확전으로 인한 이란 경제, 정치적 피해 등을 우려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피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요청으로 열린 OIC 긴급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슬람 국가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는 내놓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외교적 방안을 통해 중동 내 확전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CNN은 "제다에서 열린 긴급 정상회의에 모인 지역 지도자들은 이란이 가자 평화 회담의 진전을 대가로 물러설 준비가 되어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중동 확전을 막고자 이란이 '가자지구 휴전'을 외교적 명분으로 내세워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위협을 철회하기는 원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중재국(미국·이집트·카타르)이 촉구한 15일 가자지구 휴전 협상 재개를 위해 대표단을 카타르 도하에 파견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휴전·인질 석방 협상) 합의에 반대하는 일부 극단적인 부류가 사라졌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시마 샤인 이란 책임자는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친구이자 동료에 대한 의무감을 더 느끼고 있기 때문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에 (이란보다) 더 헌신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이 여러 현실적 이유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계획을 철회해도 헤즈볼라는 '복수'에 더 초점을 맞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나설 거란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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