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사업 떼어내는 코오롱인더, 수익성·재무 개선 이룰까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 2024.08.09 17:24

(종합)

코오롱인더스트리 본사인 서울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 전경. /사진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던 필름 사업부를 떼내 재무구조와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 이후 회사의 역량과 자원을 타이어코드, 아라미드 등 신사업에 집중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겠단 구상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2840억원, 영업이익 594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0.27%, 영업이익은 21.37% 각각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주요 사업부문이 견조한 가운데, 필름 사업부 합작법인(JV) 설립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했다. 필름 JV 설립에 따른 희망퇴직, 성과급 등이 일회성 비용의 내용이다. 액수는 100억원 정도다.

필름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연 700억~800억원 규모 적자를 내던 사업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월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인 SK마이크로웍스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Binding MOU)를 체결하고, 필름 JV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 재편을 통해 '선택과 집중'의 성장을 하기 위해서다. 이후 양측은 실사를 거쳐 전날 이사회를 열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각각 산업용 필름 등 일부 사업, 설비를 현물출자해 JV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JV 지분율은 코오롱인더스트리 18%, SK마이크로웍스 82%다. 지분 취득은 오는 12월30일로 예정했다.

필름 JV는 당장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관측된다. 필름 사업부가 지분법 회사로 바뀌어 코오롱인더스트리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필름 사업부 합작법인 설립으로, 연간 350억원의 순손익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러한 수익성 개선은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진다. 여기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필름 JV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차입금도 상환하기로 했다. 이 경우도 부채비율이 낮아져 재무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필름 JV에 현물출자를 하려면 현물출자 물건에 대한 담보해지가 필요하다"며 "2500억원 수준의 신종자본증권(영구)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25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라며 "재무구조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차입이 아닌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선택했다"고 했다.


이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타이어코드, 아라미드 등 신사업 중심으로 회사의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하고, 주행 시 타이어에 부여되는 하중과 충격을 견디는 역할을 하는 보강재다. 아라미드는 중량이 강철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5배 이상 높고, 500도의 고열에도 견딜 수 있는 '슈퍼섬유'다. 업계와 증권가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이 두 사업을 중심으로 올해 영업이익 2000억원 선을 탈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타이어코드 업황은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방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 가볍고 튼튼한 소재가 필요한 전기차용 타이어와 같은 고부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용 타이어의 경우 2025년쯤부터 그동안 도입된 물량의 교체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도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제조사와 연간 계약을 하는데, 제조사에서 계약했던 물량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아라미드 역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향후 실적을 책임져줄 제품으로 꼽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광케이블 △전기차 타이어코드 △항공 및 우주 소재 등으로 널리 쓰이는 아라미드의 시장성에 주목해 최근 연 생산규모를 2배(연 7500톤→1만5310톤)로 확장하는 증설을 마무리했다. 아라미드 수요가 최근 잠시 주춤한 상황이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해 오히려 더 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라미드의 경우 전기차용 타이어코드에 활용되기도 해서 두 제품 간 '윈-윈' 구조가 성립될 수도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필름 JV 설립을 통해 아라미드, 타이어코드 등 메인사업에 더 힘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하반기에는 아라미드 펄프 증설 라인 완공, 화학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반으로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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