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38만원' 받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싱가포르선 월 40만원 받는다고?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4.08.09 06:49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후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시 외국인 가사 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노동자 100명이 입국한 가운데 월 24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이용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필리핀 가사 관리사가 한국에서 받는 월급은 싱가포르(40만~60만원대) 대비 5배 이상으로, 우리나라 3인 가구 월 평균 소득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9일 뉴스1에 따르면 국내에서 필리핀 가사 관리사(하루 8시간 주5일 근무 기준)를 고용할 경우, 매달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238만원이다. 시간당 최저임금인 9860원과 4대 사회보험 등 간접비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하루 4시간만 고용해도 월 119만원에 달한다.

50여 년 전부터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를 도입한 홍콩과 싱가포르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외국인 가사 관리사' 비용은 상당히 높다. 홍콩의 경우 주 5일 8시간을 고용할 경우 월 최소 77만원, 싱가포르는 40만~60만원만을 지급하면 된다.

한국이 유독 외국인 가사 도우미 임금이 높은 이유는 최저임금 9860원을 시급으로 적용한 탓이다. 홍콩 시급(2797원) 대비 3.5배, 싱가포르(1721원)와 비교하면 5.7배 수준이다.

우리나라 3인 가구 중위소득(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가운데 해당하는 소득)이 471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소득 절반을 필리핀 가사 관리사에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과 달리 홍콩은 외국인 가사 도우미에 최저 임금을 적용하지 않았다. 최저 임금제가 없는 싱가포르에서는 외국인 가사 도우미의 최저 시급을 8개 파견국과 협의해 정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외국인 가사 관리사 임금이 높다고 꾸준히 지적했다. 오 시장은 올해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국인에게도 최저임금이 적용되면 '외국인 가사 도우미'는 대부분의 중·저소득층에게 '그림의 떡'이 될 것"이라며 "결국이 비용이 장벽"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3월 개별 가구가 외국인을 직접 고용하는 사적 계약 방식을 통해 ILO(국제 노동 기구) 협약을 우회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싱가포르와 홍콩처럼 국내 이용자가 직접 고용 주체가 되는 형태로, 이 경우 외국인 도우미는 가사 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 형태에 가까워져 최저 임금 적용을 받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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