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8일 열린 제2차 보험개혁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 체감형 상품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임신·출산을 보험 상품 대상에 편입했다. 그동안 임신과 출산이 보험의 보장 대상인지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보험이란 우연한 사건 발생과 관련한 위험을 보장한다. 임신·출산이 우연한 사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금융당국은 '보험 상품의 우연성이란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사고 발생 여부나 발생 시기가 객관적으로 확정되지 아니한 것'이라는 대법원 판례를 참고해 임신·출산의 가능성과 시기도 우연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미국·영국·호주·일본 등 주요 해외에선 임신·출산 관련 치료·입원비를 보장하는 다양한 보험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올해 연말부터 임신·출산 관련 보험 상품이 개발·출시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상품 구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임신에 따른 소득 상실분이나 출산에 따른 입원·치료비, 산후조리 과정에서의 비용 등을 보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혹은 보험사에서 임신 축하금을 줄 수도 있다. 연간 약 20만명 임산부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금융당국은 예상했다.
다만 손해율 등을 고려해 둘째 출산부터 보장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첫째부터 보장하면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고, 원래부터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는 소비자가 보험금을 노리고 가입하는 등 역선택 가능성도 있다"며 "둘째부터 보장하면 출생률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무사고 환급금을 보험업법상 특별이익의 일종으로 포섭해 허용하기로 했다. 보험사는 가입자가 최초 1년간 납입한 보험료의 10%와 3만원 중 적은 금액 기준으로 무사고 환급금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가 10% 수준에서 무사고 환급금을 주는데 이 정도까진 허용해주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행 보험 가격이 만약 5만원이라면 최대 5000원까지, 3만원이면 3000원까지는 보험사가 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사고 이력이 있는 대리운전 기사도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할인·할증제가 도입된다. 지금까지 사고 횟수를 반영한 보험료 조정 체계가 없어 사고 이력이 있는 대리운전 기사는 보험 가입이 거절됐고, 생계를 위협받았다.
또 소비자가 다양한 소액·단기보험을 생활 속에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제도가 확대된다. 현재는 여행사에서 여행자보험에 들거나, 부동산에서 화재보험을 드는 정도로 상품이 제한돼 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이를 확대해 △요양병원에서의 상해보험 가입 △병·의원에서 용종보험 가입 등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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