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오픈AI 지분 30% 취득 기회 포기"…아쉬운 7년 전 선택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24.08.08 10:53
미국 인텔이 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가운데 생성형 AI(인공지능) 챗봇 챗GPT 개발 업체 오픈AI의 지분을 7년 전 취득할 기회가 있었으나 이를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뉴스1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인텔과 오픈AI 임원들이 2017년과 2018년 수개월에 걸쳐 인텔의 오픈AI 지분 매입 방안을 논의했다고 인텔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논의 내용 중에는 인텔이 현금 10억 달러에 오픈AI 지분 15%를 매입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인텔이 오픈AI에 AI칩, 데이터센터 등 하드웨어를 원가로 제공할 경우 지분 15%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오픈AI 역시 인텔의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 관계자들은 "인텔의 투자를 받으면 오픈AI는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논의는 결국 무산됐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인텔 최고경영자(CEO)였던 보브 스완은 가까운 미래에 생성형 AI가 출시돼도 오픈AI에 대한 투자금을 환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텔의 데이터센터 부서가 오픈AI에 제품을 원가 제공하길 원치 않았던 점도 거래가 무산된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이후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MS로부터 총 130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어 2022년 11월 챗GPT를 출시하며 생성형 AI 시대의 선두에 섰다.


반면 AI 붐에 합류하지 못한 인텔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발표한 인텔의 2분기 실적은 128억3000만달러(약 17조5899억원)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특히 AI 용 칩 제조 등이 포함된 데이터센터와 AI 부문 매출은 시장 전망치(31억4000만달러)보다 낮은 30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인텔은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했다. 1만5000명에 달하는 전체 직원의 15% 이상을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4분기에는 배당금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줄이기로 했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도 추락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 실적 발표 다음 날 인텔 주가는 26% 추락해 1974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오픈AI 투자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진 2018년 초 때와 비교하면 주가는 절반이 되지 않는다.

로이터 통신은 전직 인텔 임원과 업계 전문가를 인용하며 "오픈AI에 투자하지 않기로 한 선택은 1990~2000년대 컴퓨터 칩 분야를 선도했던 인텔이 AI 시대에서 뒤처지게 된 전략적 실패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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