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이탈 와중에…"마스크 강력 권고, 코로나 재난 올수도"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 2024.08.08 13:34
지난해 8월 서울 한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끝난 줄로만 알았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 착용을 강하게 권고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호흡기 환자들이 생기면 검체를 채취해 바이러스 분석 검사를 한다"며 "4주 전에는 7% 정도가 코로나19로 확인됐다. 지금은 25%를 넘겼다. (호흡기 환자) 4명 중 1명이 코로나19 환자"라고 밝혔다.

이어 "8월 3~4째주를 정점으로 환자가 늘고, 중환자는 이후 더 늘어날 것"이라며 "코로나 환자가 없어서 음압격리실(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병실 내부 공기가 외부로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한 병실)을 한두 달 닫았었다. 그런데 환자가 다시 늘면서 지금은 전체 병상의 절반이 가동되고 있다. 유행의 정점으로 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1~27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수는 465명이다. 전주(226명) 대비 2배 증가했다.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새로운 변이인 KP.3다. 지금까지의 코로나19 변이들처럼 중증도와 치명률은 높지 않지만, 면역 회피 능력이 있어 전파력이 강해졌다. 면역 회피는 바이러스가 인체의 면역 반응 시스템을 피하는 것이다.

엄 교수는 "엔데믹 상황은 바이러스가 '없어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끼고 산다'는 얘기"라며 "국민들의 면역이 어느 정도 유지될 때는 유행이 사그라들었다가 3~4개월 지나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다시 유행이 올라가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똑같은 바이러스에 다시 걸릴 가능성은 그렇게 높진 않지만, 3~4개월마다 계속해서 새로운 변이가 들어오기 때문에 재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며 "재감염일 때 증상이 더 센 건 아니다. 비슷한 정도로 나타나거나 좀 가볍게 앓는 편"이라고 했다.

엄 교수는 "연령이 높거나 면역 질환, 만성 질환이 있는 분들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안전하다"며 "병원 같은 감염 취약 시설에서는 단기적으로라도 마스크 착용을 강하게 권고하는 형태로 방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의대 증원 등 의료계의 어려움으로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할 경우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 수 있다며 "지금의 유행 상황이라면 버티겠지만 더 많은 중환자가 발생하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유행 시기는 내년 1~2월쯤으로 예측한다. 그때는 독감을 비롯해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나 폐렴이 유행하는 시기"라며 "지금 필수 의료와 관련된 분들이 이탈하고 있다. 그때까지 해결이 안 되면 재난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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