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식시장이 대폭락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이달 말 이뤄질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이목이 쏠린다.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내놓는 수치와 발언에 따라 증시 향방이 결정될 수 있어서다. 급락 충격을 겪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반등 여부도 엔비디아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과 3분기 가이던스를 발표한다면 폭락장의 요인 중 하나인 AI(인공지능) 과잉 투자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 반대로 기대를 밑돌 경우 AI 거품론에 힘이 실리며 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 들어 고공 행진한 엔비디아 주가는 7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7월10일 종가 134.91달러를 찍은 이후 이날까지 하락률이 23%에 달한다.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 발표가 주가 향방을 결정하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HBM 퀄(인증) 테스트 통과 여부에 대한 언급도 이뤄질 수 있다. 이날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HBM3E(5세대 HBM) 8단 제품이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며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 유일하게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반독점 조사와 관련한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법무부는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판매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엔비디아의 올해 4월 이스라엘 스타트업 런에이아이 인수가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별건으로 조사 중이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경쟁 제한 행위에 대한 조사를 펼친 프랑스 경쟁당국은 조만간 엔비디아를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은 사법 리스크는 엔비디아가 단기에 해결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니지만, 적극적 대응 등 입장이 나와야 시장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엔비디아는 반경쟁 논란과 의혹을 피할 수 없고, 다른 국가들에서도 사법 리스크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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