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의 힘…경상수지 6년9개월 만에 '최대 흑자'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 2024.08.08 05:15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 전망…경상수지 흑자기조 이어질 것"

경상수지 추이/그래픽=김지영

우리나라 6월 경상수지가 122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년9개월 만에 최대 흑자다.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입이 줄어든 것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



6월 경상수지 122.6억달러 흑자…역대 3번째 규모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22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1, 2위 흑자를 기록한 2016년 6월(124억1000만달러)와 2017년 9월(123억4000만달러)과 비슷한 규모다.

올해 상반기(1~6월) 누적으로는 377억3000만달러 흑자다. 한은의 상반기 흑자 전망치(279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상품수지가 15개월 연속 흑자를 내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을 키웠다. 상반기 누적 상품수지는 44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9.5% 늘었는데 수입은 5.7% 줄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 성적이 두드러졌다. AI(인공지능) 관련 전방산업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관기준으로 △반도체(50.4%) △정보통신기기(26.0%) △석유제품(8.5%) △승용차(0.5%) 등에서 수출이 늘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IT경기가 회복되면서 상품수지 중심으로 경상수지가 빠르게 개선됐다"며 "올해까지 양호한 흑자 흐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에는 수입 감소도 영향을 줬다. 하반기엔 수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통관 기준으로 6월 상품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7.5% 감소했지만 7월엔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부장은 "하반기엔 국내 제조업체 설비투자와 지연됐던 항공기 도입이 재개되면서 수입이 점차 늘 것"이라며 "수입 감소세가 완화되면 경상수지 흑자폭은 상반기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전망은 하반기에도 밝다. 송 부장은 "글로벌 제조업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 호조와 양호한 투자 소득이 유입되면서 당분간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예단하기 어려워"…연간 전망치 상향 가능성도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AI 산업의 수익성 둔화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송 부장은 "고용과 제조업 관련 지표만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를 예단하긴 어렵고 현재 그 영향은 주식시장에 국한돼 나타났다"며 "국제수지에 미칠 영향은 향후 발표될 각종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의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눈높이를 올려 잡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한은이 전망한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각각 630억달러, 600억달러다.

다만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중동지역 분쟁 등 불확실성도 있다. 송 부장은 "미국 경기나 AI 투자 둔화 가능성,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 미국 대선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대한 전개 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KDI 경제동향(2024년 8월)'을 발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서비스업 생산이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고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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