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동박도 '주춤'…K-동박이 '보릿고개' 나는 법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 2024.08.08 05:15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초과 공급 규모/그래픽=윤선정
동박 업계가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위축)의 영향으로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7일 지난 2분기 매출액 2627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100% 증가한 수치다. 5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를 보였지만, 업황 부진의 영향 속에 이익의 절대적 규모를 업그레이드하진 못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투자 속도조절 카드를 꺼냈다. 스페인 몬로이치 공장의 완공 시점을 당초 2025년에서 2027년 6월로 미뤘다. 올해 스페인 생산라인에 투입할 금액도 18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줄였다. 말레이시아 7·8공장 역시 올해 말까지 건설할 예정이었으나 이 일정을 2028년 말까지로 변경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스페인 공장 계획은 인허가 문제 및 유럽 고객사 증설 계획을 감안해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의 기업들이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수정하면서 투자를 늦추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용 동박뿐만 아니라 ESS(에너지저장장치), 하이브리드,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고부가 제품 개발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시장에 대응한단 방침이다. 전기차용 동박의 경우 북미에 기대를 건다. 지난 2분기 북미향 동박 판매량은 24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미국 현지 공장 부지를 올 하반기 확정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동박 업계의 분위기는 비슷하다. 캐즘으로 인한 전방 수요 불안, 중국발 과잉공급이라는 이중고에 휩싸여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초과 공급 규모는 올해 2만톤, 2025년 11만톤, 2026년 8만톤, 2027년 6만톤으로 파악된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유력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전기차 친화정책의 폐기를 내걸었다.

SKC의 경우 지난 2분기 영업손실 627억원이었다. 이 중 동박 등 이차전지 소재사업에서의 적자가 374억원이다. SKC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새로운 증설을 하는 검토하기보다는 보유한 생산 거점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 2분기 영업손실 105억원을 보였다. 매출을 늘리고, 적자를 축소하는 추세이기는 하다. 지난 4월 처음으로 1000톤을 초과한 전지박 월 출하량 기록은 매월 갱신되고 있다. 고수익 하이엔드 동박의 판매 비중 역시 전년비 80% 이상 늘렸다. 곽근만 솔루스첨단소재 대표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 등을 감안했을 때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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