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방송4법 거부권' 속도 조절…휴가 후 일괄 행사 관측도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24.08.06 17:03

[the300]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33회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정부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강행 처리한 '방송 4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했다. 여름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재의요구안을 바로 재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야당과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는 차원에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회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및운영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방송 관련 법안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 공적 책임과 관련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충분한 합의가 필요함에도 또다시 문제점을 가중시킨 법률안이 숙의 과정 없이 통과됐다"며 "야당의 입법 독주로 인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방송 4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 방침을 누차 밝혀왔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이날 휴가지에서 전자결재로 재의요구안을 재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정국 상황을 지켜보며 거부권 행사 시점을 검토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오늘 재가를 꼭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재가는 조금 여유 있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미룬 건 최근 지속되는 폭염과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민생과 경제 현장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휴가를 떠나기 전 관계부처에 "노약자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건설, 택배 등 현장 근로자와 농업인 등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전날 글로벌 폭락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민하게 대응하라"고도 지시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오는 13일 국무회의를 거쳐 '노란봉투법', '전국민 25만원 지원법'과 함께 일괄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거부권 시한은 방송4법은 14일, 노란봉투법·25만원 지원법은 20일이다. 정부도 거부권 건의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해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는데 이것은 정말 국민 경제를 전체적으로 보지 않고 헌법과 법률에 있어도 배치되는 법"이라고 했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서는 "(정책을 펼치려면)현재 세입 수준으로 봐서는 차입을 해야 하고 차입하면 국채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때 국내의 금리를 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15일 광복절을 맞아 단행할 특별사면의 기조를 '민생'으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8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특별사면·복권 후보자를 심사할 예정인데, 생계형 사범들을 사면하고 영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행정제재를 특별 감면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극한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인 사면은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여권의 분석이다. 이날 일부 언론은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은 제외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보도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김 전 지사는 2022년 12월 특별사면됐지만, 복권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복권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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