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긴급 금리인하 가능할까…2주 남은 금통위 선택은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김주현 기자 | 2024.08.07 05:11
미국 기준금리 추이/그래픽=윤선정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지자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음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오는 9월17~18일까지 6주일을 기다렸다가 금리를 인하하기엔 상황이 너무 긴박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준이 공식 FOMC 이전에 비상회의를 소집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긴급 금리 인하가 필요할 정도로 경제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가 심각하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해 오히려 공포감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의 이코노미스트인 안드르제이 스체파니악은 5일(현지시간) "지난 2일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후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며 현재 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9월 FOMC 전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명예교수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연준이 긴급 회의를 통해 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고 9월 FOMC에서도 다시 금리를 0.75%포인트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방기금 금리는 당장 3.5~4% 부근으로 낮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금리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지도 않고 억제하지도 않는 중립 금리로 여겨지는 구간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연준이 비상회의를 통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책무에 주식시장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이 과거 긴급하게 금리를 내렸을 때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것도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신용이 위축되며 경제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던 2020년 3월이었다. 그 이전에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후와 2001년 9.11 테러 때였다.

이전에도 긴급 금리 인하의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FOMC 녹취록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참여한 당시 회의에서 긴급 금리 인하는 "연준이 현재 상황을 공황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시장이 알고 있는 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내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별관에서 진행된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머니S

한편 연준의 금리인하 실기론이 확산하면서 한국은행도 늦지 않게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계점에 달한 자영업자 연체율과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하를 주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2%대를 나타낸 물가상승률도 조기인하론에 힘을 싣는다.

골칫거리였던 물가가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는 데도 한은은 어느 때보다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 움직임 등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대내 여건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내수 침체나 금융부실을 보면 금리인하가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한은이 조기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를 내리면 아파트 매매 수요가 늘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날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경기 침체로 서민들이 고통받게 된다는 점에서 금리인하는 필요하다"며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은이 10월에는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오는 22일 예정돼있다. 이후 금통위 일정은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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