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전소연은 최근 진행한 (여자)아이들 콘서트 솔로 무대에서 가사를 개사했다가 도마에 올랐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11월 계약 종료, 누가 누가 나를, 아무도 날 못 막아, 감히 누가 뭐라 하나”였다. 그가 속한 (여자)아이들은 인기 걸그룹이다. 전소연은 그룹의 핵심축으로 활약하는 메인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자신감에서 비롯된 발언일 수도 있겠으나, 재계약 시점을 언급하며 “알아서 잘 하라”라는 함의가 다분한 가사를 뱉은 건 과잉됐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충분히 위협이 되는 말이고, 이를 접한 대다수의 대중도 같은 해석을 했다. 비록 (여자)아이들 팬덤이 큐브엔터테인먼트에 오랜 불신을 드러내긴 했지만, 아티스트가 직접 팬덤의 화를 자극하는 건 지금처럼 좋지 않은 쪽으로 화제를 키울 뿐이다. 전소연은 논란을 의식한 듯 6일 SNS에 “가끔은 너무 자극적으로 보이는 순간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는 작업물도 있다”라고 설명했지만, 그 말 뒤에 “어떠한 대응에 우리 회사의 미흡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라고 짚었다.
소속사에 100% 만족하는 팬덤은 거의 없다. 과거 모 아이돌 멤버도 시상식에서 소속사 대표에게 감사하다고 했다가 팬들이 야유하자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라고 감쌌다. 덕분에 현장 분위기도 반전시키고 그의 인성을 칭찬하는 여론도 형성했다. 연예계는 도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계다. 재계약을 실리가 아닌 의리로 여기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렇기에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지만, 마땅히 지켜야 할 선은 있다. 재계약 같은 민감한 사안을 앞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중으로선 연예인의 말에 더 귀 기울일 수밖에 없고, 그들이 당긴 활시위의 과녁이 될 악당은 필요하다. 평범한 직장인이 SNS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회사를 욕하는 건 파급이 크지 않지만, 아티스트의 말은 팬덤과 여론을 움직인다. 특히 팬덤이 두꺼운 인기 K-팝 스타들의 입은 파장이 크다. 춤, 노래 실력만큼이나 지금 바로 옆을 지키는 이들의 위한 사려있는 말의 미덕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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