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유재석에 선 그은게 아니라 선이 없다" [인터뷰]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 2024.08.06 13:32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리볼버' 호불호 분명 있지만... 살짝의 기대"


여느 배우들처럼 애써 포장하지 않았다. 솔직하게 툭툭 자신의 심경을 털어냈다. 감추고 해명하느라 진땀 빼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얘기했다. '실례는 아닐까?'보다 '차라리 이게 낫지'라는 생각을 들게 한 배우 전도연이다.


전도연이 오는 7일 개봉하는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 제작 사나이픽쳐스)로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리볼버'는 전도연과 오승욱 감독이 '무뢰한'(2015) 이후 9년여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전도연 외에 임지연, 지창욱, 정만식 등의 출연과 이정재의 특별 출연까지 더해져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도연의 주인공 하수영 역을 맡은 전도연의 무표정 연기는 그동안 그녀에게서 볼 수 없던 표정이기에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 단계 상승시키고 있다.


'리볼버' 개봉에 앞서 아이즈(IZE)가 전도연을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리볼버' 개봉을 앞둔 소감은 어떤가.


▶ 잘 될 거라는 믿음에 굉장히 설렌다. 잘 됐으면 좋겠다. 언론 시사회 때 더 떨렸던 것 같다. 호불호가 분명히 있겠지만, 이 정도 반응이면 괜찮지 않나 싶다. 살짝의 기대가 있다.


-어떤 점에서 호불호라는 표현을 쓴 건가.


▶ 액션 영화를 기대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액션, 누아르보다는 감독님이 의도를 한 건지 안 한 건지 모르겠지만 블랙코미디적 요소도 있다. 저는 새로운 장르를 봤다. 그런 면에서 호불호가 있는 것 같다. 오승욱 감독님이 '무뢰한' 때문에 이번 '리볼버'를 어둡고 장르적으로 생각했을 텐데, 오승욱 감독답지 않은 영화가 나온 것 같다.


-'리볼버'의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가.


▶ 감독님하고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그랬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 저는 '무뢰한' 여자 버전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내가 하는 게 맞나?' 싶었다. '무뢰한'과 이미지가 많이 겹쳐서 반복적이지 않을까 우려했다. 감독님이 '무뢰한'과는 다르다고 했는데, 제가 받아들이기에는 비슷한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다. 저는 (이미지 등이) 중복되는 것을 피하고 싶었는데, 4년 전 (함께 하자) 약속이 있어서 하게 됐다.


-오승욱 감독의 새 작품을 4년이나 기다렸다. 출연 약속까지도 해줬다. 오 감독의 매력은 무엇일까.


▶ 감독님의 매력, 좋아하는 이유가 기교 없는 투박함이 좋았다. 클래식하게 느껴졌고, 예전에 보아온 색을 지금도 고전적으로 갖고 있지 않나 싶다.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촬영 후,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서는 어떤 느낌이 들었는가.


▶ 감독님한테,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였어요?'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시나리오와 톤이 달랐다. 그게 좋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저는 감독님이 새롭게 뭔가를 만들어 내셨구나 싶다. 관객들은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시나리오와 완성본의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던 '리볼버'. 촬영 중에 감독과 있던 오해는 없었는가. 또 오해가 있었다면 어떻게 조율해 촬영했는가.


▶ 대본을 받았을 때 (오해) 있었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그 대본이 맞습니까?'라고 했다. '무뢰한'을 찍을 때는 감독님에 대한 의심도 많았다. 글은 날카로운 반면, 현장에서는 타협하고 가니까. 그래서 '이 글 감독님이 쓰신 거 맞아요?'라고 했다. 이 작품을 하기로 받아들일 때는 감독님이 원하는 거 원 없이 해드리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없더라도 감독님이 하고 싶은 거 다 해드리고 싶었다.



-'리볼버'에서 전도연의 연기가 냉담, 무표정이 많다. 표정이나 대사 톤은 어떻게 조절했는가.


▶ 대본을 받았을 때, 여자 버전의 '무뢰한'이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전작을 같이 해서 어떤 차별화를 둘지 고민했다. 감정을 걷어내면 어떨까 싶었다.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리볼버' 촬영 때 힘든 점은 없었는가.


▶ 앵무새처럼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그때(촬영)는 '내가 이렇게 하고 있는 게 맞나'라고 의심하고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한테 끊임없이 물어보면서 촬영한 것 같다. 감독님은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을 찾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님이 전도연의 얼굴을 하수영을 통해 어떻게 찾아내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의 서사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


▶ 약속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의 서사는 배우들의 얼굴인 것 같다. 이야기는 굉장히 심플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이야기밖에 없다. 큰 사건, 대단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 몫은 받아내겠다.' 이거다. 단순한 이야기다. 서사가 약하다고 할 수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배우들의 서사가 느껴진다. 배우들이 많이 채워가는 게 아닐까 싶다.


-'리볼버'에서 임지연, 지창욱과 만나 호흡을 나눴다. 두 배우와 호흡은 어땠는가.


▶ (캐스팅 때) 지창욱, 임지연 씨가 한다고 해서 새로웠다. 촬영을 하고 나서는 '내가 지창욱이란 배우를 모르고 있었구나' 했다. 잘하는 배우였다. 첫 촬영 때 차 안에서 만나는 신을 찍었는데, 제가 보지 못한 연기, 캐릭터였다. 감독님한테 '전무후무 못 본 캐릭터'라고 얘기했다.


임지연 씨는 극 중 제가 출소 후 만난다. (임지연이) '언니'하고 등장하는데, 이 영화의 색이 확 입혀지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에너지를 받았다.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우정 출연한 이정재와 '하녀' 이후 재회했다. '리볼버'로 다시 만나 호흡을 맞추니 어땠는가.


▶ 정재 씨는 정말 한결같은 사람이다. 늘 한결같은 것 같다. 그러기 쉽지 않은데. 항상 젠틀하고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정재 씨가 저희 현장에 있어 준 게 고마웠다.


-개봉에 앞서 홍보차 '핑계고'에 출연해 유재석과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뽐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선 긋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유가 있는가.


▶ 뭐가 없다. 그게 팩트다. 같은 학교 동기였다가 갑자기 만났다. 그 사람하고 저하고 선 자체가 없다. 선을 그은 게 아니라 그런 선이 없었다. 진짜다.


-유재석과는 앞으로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핑계고'까지 두 번 만났다. 저는 사람을 알아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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