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대공황"이라는 트럼프…'R의 공포', 해리스 발목 잡나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8.06 11:08
미국 경기침체 공포에 증시가 크게 휘청거리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타던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경기 침체 땐 집권당에 비판이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리스 견제를 궁리하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증시 폭락을 "해리스 크래시(붕괴)"라며 공세를 펼쳤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AFPBBNews=뉴스1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간밤 시장 혼란을 이용해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트럼프 캐시(현금)냐, 카멀라 크래시냐"라며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번영, 카멀라의 붕괴 및 대공황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하루에만 경제와 시장 혼란에 관한 게시물을 10개 넘게 올렸다. 트럼프 캠프는 '바이드노믹스'를 선전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모습과 미국 경제 문제를 지적하는 TV 뉴스 보도를 함께 묶은 영상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는 글로벌 시장 혼란과 맞물린 것이다. 이날 앞서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4% 폭락하며 1987년 블랙먼데이 사태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고, 유럽증시와 뉴욕증시 역시 공포감에 따른 투매에 급락했다.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3% 떨어지며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 불안정은 지난주 실망스러운 미국의 7월 고용지표 발표 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것과 맞물린 것이었다. 공황 상태에 빠진 시장을 구하기 위해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화당은 경제와 시장 혼란이 민주당에 악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공화당 여론조사 담당관 미카 로버츠는 "경제를 둘러싼 부정적 뉴스가 해리스 후보의 선거운동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이는 해리스가 누리는 허니문을 갑자기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AFPBBNews=뉴스1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후 대세론을 타고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면서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TV 토론 후 대선 승리를 예감하던 트럼프 캠프는 당혹스러운 처지다. 미국 주류 언론은 해리스 부통령 관련 기사로 도배되며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결을 가정한 트럼프 캠프의 선거 전략도 전면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서둘러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으며 인신공격을 펼쳤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고 공화당에서조차 비판이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우려가 부각되고 시장이 출렁인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더할 나위 없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1928년 이후 S&P500지수가 대선 전 3개월 동안 상승했을 때 집권당이 백악관을 장악할 확률은 80%에 달했다. 반면 3개월 동안 시장이 하락했을 때 집권당은 9번 중 8번 패했다.


집권당은 경제와 시장을 망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점이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 유권자들은 경제 문제를 다루는 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능력을 더 높게 평가한다. 최근 WSJ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경제 대응에서 트럼프를 신뢰한다고 답했고, 해리스 부통령을 신뢰한단 응답은 40%에 그쳤다.

민주당은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단 입장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경제 고문을 맡았던 제이슨 퍼먼은 WSJ에 "경제는 늘 시끄럽고 한 방향으로 갑자기 향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해리스 캠프 대변인인 아마르 무사는 "중산층 가정에 필요한 건 혼란스러운 거짓말이 아니라 꾸준한 경제 관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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