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컷' 목소리에 국채금리는 뚝, 뚝…2주 남은 금통위 선택은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4.08.06 14:02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별관에서 진행된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머니S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정책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9월부터 '빅컷'(한 번에 0.5%포인트 정책금리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준의 금리인하 실기론이 확산하면서 한국은행도 늦지 않게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계점에 달한 자영업자 연체율이나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하를 주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가 걸림돌이다.

6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p 내릴 확률을 73.5%로 예상한다. 일주일 전(11.4%)에 비해 분위기가 급변했다.

대부분 투자은행은 올해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폭과 횟수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과 JP모건은 고용지표 발표 이후 연준이 정책금리를 9월과 11월 각각 50bp(1bp=0.01%포인트)씩, 12월엔 25bp 인하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 노무라 등은 연준의 연내 정책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2회에서 3회로 상향 조정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9월 정례회의 이전에 긴급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이런 분위기 변화는 국내 채권시장에도 반영됐다.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3.3bp 내린 연 2.806%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이날 오전 장에서는 전날의 하락 폭을 일부 되돌렸지만 여전히 2%대를 유지했다.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이미 팽배하다.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2%대를 나타낸 물가상승률도 금리인하론에 힘을 싣는다. 물가가 안정세를 찾았다는 점에선 대다수 금통위원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물가 관점에서는 금리 인하의 필요조건이 상당히 충족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언급됐다.


골칫거리였던 물가가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는 데도 한은은 어느 때보다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 움직임 등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대내 여건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19주 연속 올랐다. 가계부채는 계속 늘어난다.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7조5975억원 늘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내수 침체나 금융부실을 보면 금리인하가 필요하지만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부채 문제 등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한은이 조기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며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수요가 늘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날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정책결정에 따른 비용과 이익 문제를 생각해야 하는 한은 입장은 어렵겠지만 경기 침체로 서민들이 고통받게 된다는 점에서 금리인하는 필요하다"며 "연준이 만약 9월에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은이 10월에는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오는 22일 예정돼있다. 이후 금통위 일정은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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