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감독 내세운 프랑스 양궁 '멀티메달'…내친 인도는 '노메달'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4.08.04 15:28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임시현 선수가 3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진행된 양궁 여자 개인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남수현, 동메달을 획득한 프랑스 리사 바르블랭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인 감독을 기용한 프랑스가 올림픽 사상 최초 '멀티메달'을 달성했지만 황당한 이유로 대회 직전 한국인 감독을 경질한 인도는 '노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프랑스는 지난 3일(한국시간)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동메달 결정전에서 바르블랭이 전훈영(인천시청)을 4-6(27-28 29-27 26-28 29-26 27-28)으로 제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최초 메달(은메달)에 이은 쾌거다.

프랑스가 앞선 올림픽 양궁 종목에서 따낸 메달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 개인전 금메달(세바스티앙 플루트), 2008 베이징 대회 여자 단체전 은메달, 2016 리우 대회 남자 개인전 은메달(장샤를 발라동)까지 3개뿐이었다.

사상 최초로 메달 두 개를 따낸 프랑스 양궁 비결에는 '한국인 감독'이 있었다. 프랑스양궁협회는 파리올림픽 개막을 2년 반 남기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두 차례에 걸쳐 한국 대표팀을 지휘한 오선택 감독을 영입했다.

오 감독은 프랑스 대표팀의 많은 걸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지도를 받았던 프랑스 양궁 선수 니콜라스 베르나르디는 "오 감독은 많은 변화를 줬다. 우리는 전보다 훨씬 더 많은 활을 쏘며 체계화된 훈련을 했다"고 했다. 이어 "어깨 쪽에 힘을 더 기르는 훈련을 통해 자세도 더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매체 '르몽드'는 "프랑스양궁협회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최소한 1개의 메달 획득을 목표로 했다"며 "오 감독을 선임한 것은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인도 양궁 대표팀의 디피카 쿠마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에스플라나드 데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2024 올림픽 여자 양궁 8강전에서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프랑스가 '한국인 감독' 효과를 보며 웃고 있는 반면 인도는 대회 직전 한국인 감독 경질을 한 뒤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2022년부터 인도 대표팀을 지도해온 백웅기 감독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경질됐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올림픽위원회는 파리에서 백 감독에게 AD 카드가 부족하니 귀국하라고 통보했다.

백 감독은 인도양궁협회의 결정에 대해 "굴욕스러우며,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인도 대표팀과 2년 동안 훈련해 왔다. 올림픽을 며칠 앞두곤 더 발전해 가고 있었다"며 "메달을 따기 좋은 기회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가 자리를 비운 뒤 인도는 곧바로 무너졌다. 12년 만에 남녀와 혼성 등 단체전 3종목 모두 본선 진출하는 데 성공한 인도는 남녀 단체전에선 시드를 받아 8강부터 경기를 시작했지만 나란히 첫 경기에 패하며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여자부에서는 4점을 쏘는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혼성 단체에서는 4강에 올랐지만 한국을 만나 패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미국에 2대6으로 졌고 그대로 짐을 싸야 했다. 백 감독이 떠난 후엔 남녀 대표팀 코치가 팀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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