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도별 규제·워터마크 도입…방통위 AI 이용자 보호법안 골자는

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 2024.08.06 05:30

[2024 U클린] 3-② 국가간 상호운용성 초점

AI 이용자보호법 추진 개요/그래픽=김다나
세계 주요국에서 잇따라 AI(인공지능) 이용자 보호 관련 규제체계를 논의하는 추세에 맞춰 방송통신위원회가 'AI 이용자보호법' 제정을 준비 중이다. 국가간 규제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산업발전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방통위는 국내에서 AI 규제를 준수하면 타국의 유사 규제를 준수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가간 협정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방통위의 AI 이용자보호법 구상은 각종 AI를 잠재적 위험성과 기본권 등에 미치는 영향도에 따라 '금지되는 AI'·'고영향 AI' 등으로 분류한 뒤 단계별로 의무를 부과하는 '유형별 차등규제'가 골자다. 앞서 발의된 AI 기본법 제정안들이 '고위험 영역 AI'를 명시한 데 따른 세부규정으로 풀이된다. AI 생성 콘텐츠를 취급하는 사업자에게 워터마크 등의 표시의무를 부과하는 'AI 생성물 표시제' 역시 추진대상이다.

방통위는 '이용자 보호업무 평가'·'분쟁조정' 제도에 AI 사업자를 편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두 제도는 각각 사업자의 이용자 민원처리를 방통위가 직접 평가·공개하고, 이용자가 방통위 산하 조정기관 주재로 법원 소송보다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받도록 한다. 현행법에 따라 통신사와 검색·SNS(사회관계망서비스)·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등은 이용자 보호업무 평가, 통신사·방송사는 분쟁조정 제도를 이미 적용받고 있다.

이 같은 제도 신설을 준비하기 위해 방통위는 지난달 19일 '인공지능서비스 이용자 보호 민관협의회'를 출범했다. 국내외 AI 기술·정책 동향을 분석하고 AI 이용자 보호 방안을 논의하는 조직이다. 그간 클라우드·메타버스·빅데이터·IoT(사물인터넷) 등 지능정보서비스를 논의하다 확대개편된 이곳은 학계 11명·산업계 14명·법조계 4명·시민단체 3명·공공기관 4명의 전문가가 이름을 올렸다. 출범 당일 이원우 위원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재로 첫 발표·논의를 진행한 민관협의회는 방통위가 수립할 제도 초안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낼 예정이다.


민관협의회 출범 당시 방통위가 구체적인 AI 이용자보호법 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한 시점은 올 하반기다. 다만 대통령실과 여야의 정무적 갈등이 촉발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방통위의 기능마비는 변수로 꼽힌다.

AI 관련 입법논의는 당초 기본법 합의 이후 산업진흥법·이용자보호법까지 옮겨갈 것으로 점쳐졌지만, 22대 국회 과방위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추천을 둘러싼 갈등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 법안심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이사 선임·추천을 강행했다가 지난 2일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고, 이 때문에 방통위는 회의소집 최소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의결기능 마비상태에 빠진 실정이다.

방통위는 이 위원장의 직무복귀나 상임위원 충원 등으로 의결기능이 복원되면 AI 이용자 보호 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실무진 단계에서의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법안내용은 현재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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