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염색체' 선수에 패한 카리니, 금메달 상금 7000만원 받는다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4.08.03 17:34
리니가 지난 1일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복싱 66㎏급 16강에서 이마네 켈리프(오른쪽 빨간 유니폼)에게 펀치를 맞은 뒤 쓰러진 모습. 사진=뉴시스
2024 파리올림픽 여성 복싱 대회에서 남성의 'XY 염색체'를 가진 선수에게 기권 패한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26)가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올림픽 금메달 상금에 준하는 금액의 지원금을 받을 예정이다.

우마르 크렘레브 IBA 회장은 3일(한국시간) 성명을 내어 "IBA는 파리올림픽에서 이마네 켈리프(26·알제리)와의 경기를 1라운드 46초 만에 포기한 카리니에게 올림픽 챔피언인 것처럼 상금 5만 달러(약 6807만원)를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렘레브 회장은 카리니가 속한 연맹과 그의 코치에게도 각 2만5000달러(약 3403만원)를 수여한다고 전했다.

크렘레브 회장은 "저는 카리니의 눈물을 볼 수 없었다. 우리는 각 복싱 선수를 보호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저는 왜 그들이 여성 복싱을 죽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안전을 위해 자격을 갖춘 선수만 링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전했다.

크렘레브 회장은 켈리프와 동일하게 'XY 염색체'를 가진 린위팅(28·대만)에게 패한 시토라 투르디베코바(22·우즈베키스탄)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IBA는 "이 스포츠 역사상 전례 없는 조치는 복싱 스포츠에 대한 선수, 코치, 국가 연맹 노고와 헌신에 기반해 선수들에게 최상의 지원을 제공하려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카리니가 지난 1일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복싱 66㎏급 16강에서 켈리프에게 기권패한 뒤 나온 것이다. 당시 카리니는 켈리프에게 두 번의 펀치를 맞은 후 1라운드 46초 만에 기권했다. 경기 후 카리니는 켈리프의 악수를 거부한 채 링을 떠났고, 기자들과 만나 "이런 펀치를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켈리프와 린위팅은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별 적격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실격된 선수들이다. 당시 이들은 DNA 검사에서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해당 대회를 주관하는 IBA는 이 염색체를 가진 선수가 여성 종목에 참가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두 사람은 IOC의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며 "파리 올림픽에 정상 출전한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특히 켈리프가 카리니에 단 두 번의 펀치로 기권승을 얻으며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이후 정치권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남성 유전적 특성을 가진 운동선수는 여성 경기에 참여하면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IOC는 성별 기준은 염색체가 아닌 여권에 둬야 한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카리니는 이탈리아 스포츠 일간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사실 저는 그와 다른 모든 사람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저는 제 올림픽이 연기 속으로 사라져서 화가 났던 것"이라고 켈리프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어 "이 모든 논란은 저를 슬프게 한다"며 "상대 선수(켈리프)에게 미안하다"며 "켈리프가 싸울 수 있다고 IOC가 말했다면, 저는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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