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국민의힘 의원을 지낸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차관급)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만감이 교차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통일철학을 잘 대변해달라고 당부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에서 이와 반대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권위주의적 모습이 떠올랐다고도 했다.
태영호 사무처장은 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민주평통 사무처장 임명장을 받은 이후 기자들에게 '임명장 수여식 감회'를 전달했다.
태 사무처장은 "윤 대통령께서 나와 아내(오혜선씨)를 소개하시며 우리 정부의 통일철학을 잘 대변해 주실 분이라고 설명해 주셨다"며 "환담 자리에서 내심 놀라웠던 것은 윤 대통령께서 나뿐만 아니라 아내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내가 쓴 책(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에 대해서도 이미 잘 알고 계셨으며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시는 대통령님의 모습에서 순간 북한의 권위주의적인 '최고존엄' 모습이 머리 한 켠에 떠올랐다"며 "새삼스레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졌다"고 했다.
북한 내 최고존엄으로 불리는 김정은 총비서의 권위주의와 대비되는 윤 대통령의 세심한 당부 등이 감격스러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태 사무처장은 2016년 8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로 근무하다가 한국으로 망명했다. 2020년 4월에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돼 4년간 의정활동을 했다.
태 사무처장은 "오늘 임명장을 받으며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8년 전 나는 북한의 외교관으로 대한민국 땅에 발을 딛었다"며 "그리고 4년 전 나는 대한민국의 정치인이 됐고 오늘의 나는 대한민국의 공직자가 됐다"고 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이 내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무엇보다도 이렇게 자유롭게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대한민국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또 "윤 대통령께서 북한이탈주민들(탈북민)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잘 정착해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민주평통이 더 잘 지도해달라고 당부 말씀을 주셨다"며 "다시 한번 초심을 잃지 않고 사무처장으로서 소임을 다하며 민주평통 자문위원 분들이 활동하는 데 작은 불편도 느끼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