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둔화 우려에 국내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외국인은 3조원 가까운 매도 물량을 쏟아냈고 코스피와 코스닥은 3% 넘게 급락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현재 조정이 과도하다며 오히려 비중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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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락…SK하이닉스 10% '뚝'━
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01.49포인트(3.65%) 내린 2676.1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27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6월5일 이후 2개월 만이다. 3% 이상 하락한 건 2022년 9월26일 이후 약 2년만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34.2포인트(4.2%) 하락한 779.33을 기록하며 800선을 하회했다.
오후 4시 집계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과 선물을 각각 8435억원, 1조9202억원 어치 순매도 하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1507억원 순매도)까지 포함하면 이날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 총 2조9000억원 어치의 매물을 팔아치운 셈이다.
그동안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반도체, 금융, 지주사, 자동차, 전력설비 업종 위주로 조정이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500원(4.21%) 하락한 7만9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8만원을 하회했다. SK하이닉스는 10.4% 하락했다.
금융업종인 KB금융(-5.78%) 신한지주(-5.93%) 하나금융지주(-3.88%) 등도 약세로 장을 마쳤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3.75%, 4.46% 하락했다.
이날 국내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친 건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였다. 전날 발표된 7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을 기록하며 전월(48.8)과 예상치(48.8)을 모두 하회했다. PMI 50 이하는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도 24만9000건으로 전주(23만5000건)과 예상치(23만6000건)을 모두 상회하면서 고용시장 둔화가 감지됐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은 확고하지만 기존의 경기 연착륙 기대와는 달리 침체가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보다는 경기 둔화에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라며 "미국 제조업이 좋지 않으면 한국 수출이 절대 좋을 수 없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낙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향후 발표될 경기 지표와 주요 빅테크(대형 기술주)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증시 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저녁 9시30분 미국의 7월 실업률이 발표된다. 현재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4.1%로 전월과 동일한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업률이 발표될 경우 경기 둔화 우려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도 변수다. 워낙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탓에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더라도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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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 하락 아냐…반도체·자동차 등 줍줍 타이밍"━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ISM 제조업 지수가 증시와 동행성이 높은 것은 맞지만 이거 하나만 보고 경기침체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2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의 경우 서프라이즈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가 깨졌다"며 "기술적으로 봤을 때 2600선 초중반 밑으로 내려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코스피 지수가 직전 저점인 2710선을 깨고 내려왔기 때문에 단기 등락은 있겠지만 여기서 무너지기 보다는 바닥을 잡고 반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지금이 추세적 하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현 시점에서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시장이 과도한 조정을 받고 있는 만큼 실적 대비 낙폭이 컸던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부장은 "실적대비 저평가 업종이자 지난달 10일 이후 낙폭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전지 등의 트레이딩 기회"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주가가 많이 빠지고 있지만 실적이 좋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며 "실적은 이미 좋아진 상태에서 밸류에이션이 움직일 수 있는 저PER(주가순이익비율) 업종인 금융과 소비주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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