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국 상하이증시에서 구이저우마오타이(SHA:600519·貴州茅臺) 주가는 전일 대비 0.71위안(0.05%) 내린 1385.45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에는 장중 1361.3위안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마오타이는 중국 대표 바이주 브랜드다. 여러 사업을 벌이지만 전체 매출 99% 이상이 주류에서 나온다. 국내에선 2018년 시진핑 중국 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찬에서 한 병에 2억원이 넘는 마오타이주를 대접하며 알려졌다. 몇 년째 국내 투자자의 중국 주식 매수 상위 종목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마오타이는 단순한 술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경제성장과 함께 끝없이 가격이 오르는 부동산과 유사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 때문에 마오타이를 사기만 하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에 사재기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고, 실제로 금융기관에서 마오타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이처럼 마오타이는 중국 경제 성장과 함께 몸값을 높여가며 2020년에는 중국 본토 A주에서 대장이 됐다. 중국공상은행(SHA:601398)을 제친 것이다. 하지만 2021년 2월 장중 2627.88위안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 주가 흐름은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부터 주가가 눈에 띄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마오타이를 포함한 펀드도 점점 줄고 있다. 올해 2분기 중국 전체 펀드에서 주류주를 포함한 펀드 비율은 직전 분기 대비 2.63% 감소한 9.9%로 집계됐다. 마오타이를 보유한 펀드 수도 직전 분기보다 159개 줄어든 481개로 집계됐다. 중국의 주류 산업이 조정기에 들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마오타이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중국 주류 가격 플랫폼 진르주지아(今日酒價)에 따르면 올해 들어 마오타이의 대표 제품인 페이톈 마오타이의 소매가는 2710위안(약 51만원)에서 2080위안(약 39만원)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2000위안(약 37만8000원)이 마오타이 소매가의 경고선으로 간주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소비자의 지갑이 닫히면서 마오타이 수요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마오타이가 초고급 주류 제품으로 꼽히는 만큼 매크로(거시경제)와 떼어내 생각할 수 없는데,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내수 경기 침체로 마오타이가 자주 소비되는 정치적, 사업적 사교 연회 등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주류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지 증권사는 마오타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마오타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맞지만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며, 회사는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가격 급락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마오타이가 최근 몇 년간 순이익의 반절이 넘는 규모의 배당을 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중국 화촹증권은 "마오타이에 대해 '강력 추천' 등급을 유지한다"라며 "가치투자는 언제나 좋은 사업, 좋은 회사, 좋은 가격이라는 세 가지 요소 사이에서 위험과 이익의 비율을 고려해야 하는데, 현재 마오타이에 대한 투자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할 수 있다. 배당 성향과 재무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매력적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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