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한 번에 돌아섰다"…스타벅스 매출 뚝뚝, 대신 몰려간 곳

머니투데이 베이징=우경희 특파원 | 2024.08.02 05:42
애플 아이폰에 이어 스타벅스도 중국 내 실적이 꺾인다. 단순한 중국 경기부진의 여파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시장이 성숙 단계에 이르면 국내 플레이어로 시장 주도권을 넘겨주는 중국 시장의 전통적 패턴이 미중 갈등 속에서 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 /사진=뉴시스
1일 미·중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타벅스 2분기 중국 매출은 7억3400만달러(약 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두 분기 연속 매출 감소 쇼크다. 동일매장(1년이상 운영된 매장) 매출은 14% 줄었고 동일매장 거래량과 고객단가도 각각 7%씩 줄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2분기부터 중국 토종브랜드 루이싱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면서도 매 분기 전년 대비 성장은 이어갔지만, 중국에서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이후 최초로 이번에 매출이 두 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스타벅스는 후발주자들의 저가공세와 배달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패턴 변화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매장 확대 등 타개책을 발표했는데 경쟁사들의 매장 확대 목표는 더 공격적이다.

휘청이는 스타벅스가 걷고 있는 길은 여러모로 역시 미국의 대표 브랜드인 애플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애플 아이폰은 2분기 중국 판매순위 6위까지 추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2분기 아이폰 중국 판매량이 약 970만대로 전년 대비 6.7% 줄었고 점유율은 16%에서 14%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비보(19%)나 오포(16%)는 물론 화웨이(15%), 샤오미(14%)에도 밀렸다.

4일 중국 베이징의 루이싱커피 매장에서 구이저우 마오타이의 바이주가 함유된 라테가 팔리고 있다. 2023.9.4 /로이터=뉴스1
애플의 몰락 뒤엔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인들의 애국소비 흐름이 있다. 공격적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중국 국내업체가 휴대폰 점유율 1~5위를 모두 차지한 건 사상 최초다.

일단은 최상위급 외국 브랜드를 받아들인 뒤 시장이 성숙해지면 로컬 브랜드들에 해당 산업 주도권을 주는 중국 특유의 패턴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때 중국을 제패했던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가 그랬고 베이징 택시 시장을 폭스바겐과 함께 양분했던 현대차가 그랬다.


애플보다는 형편이 낫지만 테슬라의 중국 사업도 분위기가 묘하다. 테슬라는 2분기 글로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3% 줄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원인이 바로 공격적 가격할인이었고, 이 가격할인을 불러온 게 바로 중국시장 부진이다. 테슬라 매출의 5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온다. 2분기 중국 판매가 전기 대비 10.2% 늘어났지만, 전체 판매부진을 타개하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중국인들의 애국소비 불꽃은 다른 나라로도 옮겨붙을 조짐을 보인다. EU(유럽연합)와 중국 간 전기차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그간 중국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던 독일 완성차 브랜드들을 보는 중국인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베스트 클릭

  1. 1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2. 2 짓밟고 헤어드라이기 학대…여행가방에 갇혀 숨진 9살 의붓아들 [뉴스속오늘]
  3. 3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
  4. 4 "1m 도마뱀 돌아다녀" 재난문자에 김포 '발칵'…3시간 만에 포획
  5. 5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